지리산둘레길 금계-동강구간(1/2)

여행/지리산둘레길 2009. 8. 22. 21:06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온누리 팬션에서 천천히 아침을 해먹었다.
       종호의 상태가 걱정되긴했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상태는 괜찬은거같았다. 팬션을나와 내리막길을
       걸으니 목조건물로 이루어진 아담한 화장실이
       나왔다. 남성전용!
       시골집풍경의 입구에 장작나무가 쌓여있는게
       웬지 멋들어지게보이는 아침이다.
       팬션을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 종호가 속이불편
       해서 금계마을회관 바로옆의 화장실을 이용한후
       조금은 여유로운 걸음으로 길을 나섰다.
       하늘은 여전히 맑았고 어제 팬션에서 푹잔덕인지
       발걸음도 가벼운 편이었다.  
ㅇ금계마을입구의 정자앞에는 빨갛게익은 고추들이
아침햇살을 받으며 서서히 건조되고있었다.
그렇게 늦은시간 나온것도 아닌데 부지런하신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이른아침부터 날씨를 확인하시고
이렇게 부지런히도 널어놓으셨나보다.


어제잠을 푹잔 종호가 해맑은 웃음을 짖는다. 몸은 괜찬니?



벽송사로 가는 도로옆으로 이쁘장한 팬션이 지어져있다. 유독 이팬션이 이뻐보였다. 벽송사로 오르는길은
도로길이었다. 어제는 하루종일 등산로를 걸었는데 오늘은 도로길이다. 그래도 걷기엔 흙길이편하다.
빨리 도로길이 끝났으면 좋겠다.



도로길을따라 한참을 오르니 주차장이 나왔고 벽송사로 가기위해선 또 한참을 걸어올라가야한다.
주차장 그 입구에 지리산공비토벌루트안내도라는 간판이 있다. 예전에 이곳은 조금 살벌했나보다.
이곳에서 군인흉내를내며 스틱을 총삼아 포즈를 한번씩 잡아보았다.



벽송사에 도착했다. 오래된 사찰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건물들이 번쩍번쩍한다. 무슨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새로지어진지 그렇게 오래된거 같지가 않다. 절이란건 본디 고고한 맛이 있어야하는데 새건물이 뭔가 어색했다.  



벽송사에서 방가운분을 만났다. 이분...제주도 올레길위에서 뵈었던분이다. 종호와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이곳을 걷다보면 제주올레에서 뵈었던분 한번 뵙지않을까요? 농담반 진담반 그말을 했었는데 이곳에서 뵈었다.
제주올레의 우연이 지리산 둘레길에서도 이어지니 무척이나 반가웠지만 이분은 이제 내려가는길이라 사진한장만
남기게 되었다.



전혀생각하지도 못한곳에서 난관에 부딛쳤다. 벽송사옆으로 계속가야만했던 지리산둘레길이 송대마을까지
잠정 폐쇄되었다는 안내글을 본것이다. 둘레길 책을보았다. 이길을 통과하지못한다면 다시 금계까지가서
버스를기다려 송대마을까지 가야한다. 종호와 나는 전혀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이런안내판은 금계마을에 미리 안내했어야 되는거 아닌가? 벽송사에 도로길을 걸어걸어 도착한 우리에겐 허탈이다.
종호와나는 폐쇄구간이지만 길이 있을거라며 폐쇄푯말을 무시하고 가는길을 걸었다.
길은 있었으나 표지판은 송대마을을지나 한참동안 보이지 않았다. 표지판을 제거한거 같다.
폐쇄구간을 무시하고 걸었으나 이구간이야말로 고즈넉한 숲길을 오르고 산허리를타고 능선을 넘는 아늑한 길이었다.
왜 폐쇄되었는지는 몰랐으나 나중에 이런저런이야기를 듣고 예상할수 있었다. 송대마을쪽 농사물 피해가
지리산 둘레길꾼에 의해 많이 훼손되어서 송대마을에서 길을 폐쇄하길 원한거 같다.
표지판이 없어서 이길이 맞는지 안맞는지 불안해 하면서 걸어서 송대마을근교에 도착했다. 사람이 안다닌지 오래
되었는지 송대마을근처에서는 거의 풀숲을 해치며 걸었다. 송대마을에 도착해서 마을분 한분을 만나서 인사를했는데
인사를 받아주시기보단 이길은 사유지인데 벽송사에서 출입금지 표지판 못봤어요? 하면서 약간 쏘아붙이신다.
그 마음이야 이해는 하지만 웬지 서러운 맘이 들었다.



송대마을을지나 좁은 포장길을 내려오다보니 저아래 약수터가 보여서 이곳에서 목을 축였다. 




이런 기와집을 보니 내가 지리산안에 있구나하는 생각이들었다. 어릴적 전라도에 할머니집이 이랬는데
할머니가 집앞 텃밭에서 찰옥수수를 따와 삶아주시던모습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