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그 기쁨 "유산" 그 슬픔 그리고 남편들의 책임

뽀리이야기 2013. 5. 17. 12:03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임신" 그 기쁨 "유산" 그 슬픔 그리고 남편들의 책임 이란 제목으로 글을 한번 써볼까 합니다.

요즘 위와 관련된 걱정도 되고... 좀 잊고 있으려고 해도 생각나고 그래서 글을 한번 적어봅니다.

사랑스런 아이들을 키우고 계신분들은 이미 지나간 일...과거의 경험을 가지신 분들이고

저와 같이 이제 결혼하여 아기를 기다리는 분들에겐 앞으로 경험해야할 일이기도 하지요

 

아래글은 전문적 지식이 포함되지 않은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주관에 의한 글이오니 참고하시고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모든 동물은 종족 보존의 본능이 있다고 합니다.

어떠한 뚜렷하고 명확한 가치관이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고 인생의 대부분을

이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많은 시간과 금전을 이 아이들에게  투자하지만, 현재의 지극히 계산적인 이 시대의 총각과 처녀들에게

결혼해서 아이를 몇이나 낳을거니? 라고 물어보면 1명? 2명? 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지만 왜 아이를 낳아야 하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대답을 하는 사람을 본적이 별로 없는거 같습니다.

그냥 결혼을 했으니 아이가 생기는게 당연한듯이...

 

저는 이런 질문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한적이 있습니다.

남들은 결혼해서 애들을 잘 키우는데, 애들을 키우지 않고 살면 무슨 재미가 있냐고

나는 애들 키우는 재미로 인생 재미있게 살아볼거라고...지금 생각하면 좀 막연한 대답 같습니다.

 

저 또한 본능에 충실한걸까요. 아이를 왜 낳고 왜 키워야 하는지 명확한 생각과 주관은 없지만

아이를 낳으면 어떤 댓가를 치루더라고 건강하게 잘 키워야 할거 같고..좋은 아빠가 되고 싶고 그렇습니다.

 

저는 2011년에 결혼을 했습니다.

2011년 10월에 결혼하여 아이 계획은 1~2년쯤 후로 생각 하였습니다. 요즘 대부분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결혼후

아기 계획을 미루는 편입니다. 하지만 신혼여행 같은 뜻깊은 날까지 피임을 하기엔 하늘님을 거스르는 듯한

기분이 들어 신혼여행은 하늘의 뜻에 맡기고 즐겁운 신혼여행을 보내었습니다.

 

신혼여행후 하늘님이 보란듯이 아이를 하나 내려주셨습니다.

신혼여행을 즐겁게 보낸만큼 모든 걱정은 내려놓고 아이를 이쁘게 키우라는듯.

모든게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 아들일까 딸일까...그냥 그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당장 병원비가 얼마나 들까....생활이 될까...이런 걱정따윈...금방 사라지더군요..기냥 순수한 기쁨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병원에 혼자 갔었던 아내에게 울먹이는 전화가 왔습니다.

오빠, 의사선생님이 우리 아이가 이상하데...심장이 뛰어야 하는데 뛰지 않는다고...

그때 아이가 걱정되기 보단 아내에게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너무 당황했습니다.

아직도...그때 당황했던 순간을 잊을수가 없네요...그 때 당황했던 그 순간이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 다음날 아내와 함께 병원을 찾았습니다.

자연유산이 아닌 계류유산으로 확진을 받아, 아내는 수술까지 받아야 했지요

차라리 자연유산 이었다면... 아내의 충격이 조금 덜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 수술대에 올라갈때 아내의 기분은 어땟을까요... 수술대에 오르기전 모습과...수술이 끝난후 하염없이

흐르던 아내의 눈물을 지금도 잊을수가 없습니다. 저또한 그 모습에 눈물이 흐르니..

아내가 말하더군요...오빠가 왜 우냐고...나 때문에 내가 잘못해서 아기가 잘못됬는데 오빠가 왜 우냐고...

아마 평생동안 잊을수 없는 아내의 "한마디"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조기유산은 염색체 이상에 의한 자연유산인 경우가 많고,

요즘은 과학적 근거로도 명확히 밝힐수 없는 환경변화에 따른, 이유없는 유산이 많다고 합니다.

 

아내가 자기가 잘못했다고 했을때 저는 왜 이런 이런 이유를 들어 아내가 잘못이 없다고 조근조근

이야기 해주지 못했을까요? 그 말이 아내에게 위로가 되었을거란 생각은 지금도 들지 않지만

남편인 제가 아내에게 그 순간 버팀목이 되지 못했을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는데...

저는 교육이란걸 받으면서...이런 상황이 닥쳤을때 어떻게 처신해야 된다는 글 한줄 읽을수 없었을까요

임신하고 구매한 책조차.... 이런 상황에 대해선 왜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을까요...

아내에게 누구나 수긍할만한 말 몇마디...하다못해 명언 몇줄이라도 적어놓지 않았을까요?

단지 이러이러 하면 유산될수 있다...이러이러하면... 유산이다... 이런 내용밖에 없을까요?

따지고보면 조심 안할게 없는데요..어째서...그런 책에는 아내의 책임이 배가 되게 쓰여 있을까요?

 

결혼한 부부라면 누구나 임신이란 경험을 거칠수 있고 유산이란 경험도 어쩔수 없이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그렇게 말하면서도 전자에 대해서만 말하고 후자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이 없는거 같습니다.

바램일지도 모르겠지요...안좋은건...겪은사람만 그냥 겪으면된다고 생각해서 그런건지 모르겠고

좋지 않은일은 이야기하기 싫어하는 우리나라의 문화 때문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신은 부부가 함께 하지만 임신후 출산까지의 과정에는 아내의 책임감이 과하다 싶을정도로

무거운거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는 임신의 과정에서 남편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내에게 먹을거 잘 챙겨주고

짜증을 받아주고 설겆이와 청소를 해주는 그런 책임감이 아니고, 남편은 아내의 유산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 하고,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일이 생겼을때 아내의 짐을 덜어주는 책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바로 그런 책임 입니다.

 

임신초기에는...아내혼자 병원에 보내지 마세요...아내혼자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결혼하자마자 이런 일이 겪고나서 얼마전 아내가 임신했습니다.

지금 9주가 되었습니다.

 

지금 제가 아내에게 조심하는 말은

조심해라는 "말"입니다. (아내가 얼마나 조심을 할건지 아니까..무의식중에 그런말이 나올까봐요)

 

그리고 제가 제일 걱정하는 일은

병원에서 아내가 다시 그런말을 듣게 될까봐 입니다.

 

아내에게 이런말을 하면 화낼지 모르겠지만...저는..아내를 위해...

유산이라는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잘 될거란 생각은 배재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아이의 태명을 제가 지었습니다.

"튼튼이" 입니다.

미래를 이야기 하지는 않겠습니다. 현재 기도만 할뿐...

 

결혼 하지 않으신분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아이를 잘 키우고 계시는 분들께 무한한 존경의 뜻을 전합니다.

 

그리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요즘 벤자민 프랭클린 자서전을 읽고 있습니다. 가만 생각하니 나이가 들어 자서전이란걸 읽어본적이

      없네요. 요즘 그 책에서 많은걸 배우고 있지만...그 중에 하나가 지금 쓴 글이고 이런글을 적어볼까하는

      용기를 준 책이기도 하네요. 작지만....작은힘으로...시작을 하면 나중에 큰것도 바꿀수 있을지 모른다는

      그런 내용을 전달 받았습니다. 글을 쓴다는게 그렇게 괜찬은 일인지 지금까지 잘 몰랐네요

      벤자민 프랭클린...자서전 치고 너무 책이 솔직하네요..꾸밈이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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