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누가 한시간만 둘러보면 볼것 없댔냐! (1/2)

여행/나만의제주여행 2009. 9. 16. 17:08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컨셉 혼자 아무도 모르게 떠나는 여행에서 제주올레
14코스 미리걷기 첫날은 개실패로 돌아갔다.
14코스 표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둘째날 나는 마라도로
가기위해 모슬포항에 이른아침에 도착했으나 첫배가
10시라 표를 끊고 1시간 이상을 기다린듯하다.
매표원에게 돌아올때는 아무시간 배나 타도 되냐고
물으니 마라도에서 낚시 하실꺼예요? 아니요!
그럼 1시간만보면 충분해요!! 그런다.
아주 자신만만하게 그렇게 말했다.
그말을 들으니 별볼거 없나하는 생각도 자연스레
스쳐지나간다.
기대했던 마음이 반감되고 반감되어 내가 왜 배를
기다리고 있나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마라도 들어갔다가 예전에 10코스 야밤도주식으로
넘어온 송악산까지 역올레 할생각인데
그냥 송악산 넘어갈까하는 생각마져 들었다.
정말 그랬다면 나는 얼마나 원통했을까.
나는 마라도에 가서 마로도에서 몇일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마라도로 가는 여객선을 타기위해 모슬포항으로
나왔다. 모슬포항은 제법 컷으며 갈치배인지
한치배인지 모르겠지만 밤이 되면 떠나버릴
어선이 수십척 정박해 있었다.

방파제 옆쪽으로는 어떤 아저씨가 연신!
이놈의 새끼들이 미끼만 얍실하게 잡아채간다며
방파제 바로아래의 합꽁치를 채근하며 미끼새우를
갈아끼우기 바쁘시다.
아저씨의 한탄에 고기는 얼마 못잡고 미끼만
계속 새로 끼우고 계시나 싶었는데 웬걸 노란
비닐봉지에는 수십마리의 합꽁치가 고이
시신이되어 누워있었다.

아자씨! 얼마나 잡으실려고 -0-



시간이 아직 남았으나 승선이 시작된 여객선에 몸을싣고 배의 최고높은곳에 전망좋은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여기 내자리요!! 했다. 사람들의 승선이 계속되어지는동안  방파제의 빨간 등대도 찍어보고 어느선장님인지몰라도
작은배가 주인을 기다며 방파제의 낮은 출렁임에 흔들거리고 있다.
저 낚시배 정도면 나도 돈좀 벌면 살수 있지 않을까? 큰배들보다는 저 작은배가 현실속에서 나의 마음을 끌었다. 



배가 출항을 시작하고 얼마안되어 멀리 가파도가 스쳐 지나간다. 가고싶어서 가파도인가. 나혼자 중얼거려본다.
다음엔 저기한번 가봐도 되겠네 생각했다. 자기 가파도 우측에 봉우리 하나만 딱 올려놓으면 우도라도 해도 되겠다
싶었다. 길게 뻗은것이 우도와 흡사했다. 단지 봉우리가 하나 없을뿐이다.



약 30분의 항해뒤에 마라도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열심히 내리는틈을타 상부상조의 원리로 아저씨 부부의 사진을
먼저 찍어드리고 외로운? 나의 사진 한장을 부탁해서 배안에서 찍었다. 바람이 거쎄게 불어서 머리정리 안된다.
거의 마지막으로 배에서 내려 선착장에서 가파른 계단을 올라 내가 타고온 여객선을 바라보니 마라도 주민들의
일용할 식량인듯한 상자들이 쉴새없이 내려지고 있다.



마라도의 해안절경은 배가 들어오면서부터 나의 눈에 확 와닿았지만 계단을 올라서니 해안절벽이 보이는곳은
그리 없을거 같았다. 계단을 올라오니 골프카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절대 탈생각이 없다. 제주올레를 하면서
내가 두다리로 걷고있기 때문에 수많은 풍경을 내 눈으로 내 가슴으로 담았었던 좋은 경험이 있기때문이다.
저 넓디넓은 잔디와 저 푸르고 푸른 바다를 그냥 골프카한테 맡긴채 스윽~ 지나가는 어리석은짓을 하지않을것이다.
그 잔디가 좋으면 그곳에서 두다리를 잠시 멈출것이며 그바람에 그 갈대의 흔들림이 좋으면 그곳에서도 잠시
두다리를 멈출것이며 그 구름과 그 바다가 어울려 맞닿아 있으면 그곳을 잠시 쳐다보며 느린걸음으로 갈것이다.

오늘은 햇님이 맑은건 좋은데 내가 찍고 풍경쪽으로 항상 정면으로 해를 비추어 주신다.
얄밉게도 역광으로인해 어둡게 어둡게만 나온다. 마라도를 돌고나면 괜찬을듯했지만 항상 따라다니면서 괴롭힌다.
그나마 혼자 사진이라도 찍는재미로 이렇게 약간? 처량하게 다니는데 너무하네!!!



여기는 꿈속에 나오는 학교다 동화속의 학교다. 지금은 폐교되었지만 예전엔 이곳에 아이들이 뛰어놓던 놀이터였고
그옆으론 자그마한 학교가 있다. 동화속에 꿈속에 있던 학교가 옛날에는 존재했었다. 이곳에서 배우고 자란 학생들은
사방이 탁트인 경치속에서 해맑디 맑은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무슨생각을하며 자랐을까.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이곳 잔디에 앉아 무슨생각을하며 어떤 회상을 할까? 나는 감히 그 예상조차 할수 없다.

바람이 매서운날에도 비바람이 치던 날에도 태풍이 불던날에는 여기에서 무슨일이 일어날까...궁금하고 궁금하다
문득 여기에 몇일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김영갑님이 제일 좋아하셨다던 마라도...사람이 없는날을골라
명절때 몇칠씩 자주 들으셨다던 그분의 마음은 지금 이해할수 없지만 여기 마라도에서 태풍과 만나고 비바람과
마주치고 손발이 묶여본다면 조금은 이해할수 있을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경치좋은곳에 정자가 떡하니 버티고 있지만 올라가보진 못했다. 내가 서있는 위치에는 저 정자보다 저 좋은 풍경이
너무나 많이 펼쳐져 있어서 정자하나에만 내 마음을 뻇기기 싫었다. 언뜻보면 모두가 잔디고 갈대고 바다고 똑같지만
해안벼랑의 울타리도 똑같지만 같은 울타리를 보아도 그곁에 난 사람 길의 모양의 꾸불꾸불함이 틀리고 그쪽의
구름이 틀리고 그쪽의 잔디색깔이 틀리다. 너무 감상적이 되었나? 그냥 나는 제주도에서 이렇듯 푸른바다와
이렇듯 넓게퍼진 잔디는 보고 또봐도 나는 마냥 좋을따름이다. 그래서 제주의 오름이 너무 좋았다보다.



마라도는 우리나의 최남단에 위치해 있고 이곳에 절이 하나 있으니 최남단 절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큰 불상이
떡하니 서있다. 불상을 보니 어머니가 문득생각났다. 부처님오신날이면 누나들은 안데리고가고 나만 꼭 데리고가서
부처님께 정성스럽게 불공을 드리곤했는데... 어머니가 계셧다면 분명 정성스럽게 불공을 드렸으리라. 



사진으로 보면 섭지코지의 그 성당과 똑같아 보이지만 여긴 초콜렛 박물관이라고 한다.
여기 이놈이 왜 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휴업이다.



갈대가 이리저리 살랑살랑 휘날리는곳에서 불쑥 솟아난 저 건물이 웬지 이뻐보였는데 가까이 가까이 다가가니
화!장!실! 이었다. 갓뎀!



여기 작은 전시실에는 마라도의 과거가 있었다. 배에서 내린 수많은 사람들중에 이곳에 들럿다 다는 사람은
나외1명... 단2명, 마라도의 과거 마라도의 해녀들에대해서 구구절절 옛 사진과 함께 액자식으로 사방벽에
전시되어 있었고 예전에 그 학교에 다니던 그 학생들의 사진도 있었다.



마라도에서 본 오토바이 이곳이 마라도가 아니였다면 이 오토바이가 부럽지 않았을텐데 여기서 보니 이 오토바이
왜이렇게 타보고싶고 갖고싶어 지는걸까. 오토바이를 타고 잔디밭을 가로지르는 호사를 누려보고 싶었다.



셀카의 진수!! 울타이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친후에 나름 만족할만한 셀카사진을 얻었다.



이쪽에 한눈을 팔고 저쪽에 한눈을 팔고 걷다보니 성당이 보였다. 매일 여는건 아닌거 같던데 비록 성당에 다니지는
않지만 이쁜 건물에 한눈팔리고 내부라도 보고싶어 살짝 고개를 들이 밀었는데 신부님이 미사를 보고계셔서
슬쩍 고개를 다시뺏다. 배낭만 없었다면 슬쩍 들어가봤을지도 모르지만 배낭매고 들어가면 엄숙한 분위기에 무언가
맞지 않을거 같았다. (성당에서 신부님이라고 하는지 미사라고 명칭하는지...잘 모르겠다 ㅠㅠ)



마라도의 유일한 등대앞으로 세계의 등대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중에 고풍스럽게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스코틀랜드의 등대모형이 마음에 들어서 이 모형과 마라도의 등대를 함께 사진에 담아보았다. 마라도의 등대도
좀 고풍스럽게 꾸미면 이쁘지 않을까? 좀 이쁘게 좀 높게 만들어서 일부는 전망대로 개방을 해주셔도 참 고마울거
같다는 쓸데없는 간섭 & 생각을 해보았다.



이대로 100M 달리기를 하여 바다속으로 다이빙을 하고 싶다.



등대 뒷쪽의 전다밭에서 길을 하나 발견했다. 이건 사람의 길이 아닌데 축소판 사람이 다니는 길같다.
이 길의 폭은 5CM도 되지 않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려봤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어서 저멀리서 걸어오시는 아저씨 아줌마를 계속 기다렸다가 쑥스럽게 사진한장만 부탁했다.
역시 사람을 가운데로 떡! 하니 놓아주시는 센스가.....ㅠㅠ 좀더 잘 찍어 주시징.....그래도 감사합니다.

등대까지 오니 거의 1시간이 지난거 같다. 아직 절반도 안돌아본거 같은데....
더 있다갈까 했지만 오늘 송악산도 가고싶다. 걸음을 조금 재촉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