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를 떠난다.

여행/그섬에가다 2010. 2. 18. 23:27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2009년 10월 15일 가거도에서 5일을 보내고 발걸음은 아쉬웠지만
할아버지와 하루에 단 1대뿐인 가거도를 떠나는 배에 올랐다.
가거도는 소흑산도라고도하는데 흑산도의 의미는 바닷물이 검게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가거도를 벗어나는 오늘, 하늘은 맑았으나 섬이름답게 바닷물은 더욱 검게 보였다.
생각보다 파도가 잔잔해서 가거도에 들어올때처럼 뱃놀이가 그렇게 재미있진 않았다. 배를 타면서 내심 배가 출렁
거리길 바랬는데 너무나 조용한 운항이었다.
순조롭게 흑산도에 도착하니 배한 한참동안이나 흑산도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흑산도에서 나오는 손님들을 심하게
오래 기다리는것 같다. 그틈에 할아버지께서 흑산도에 잠시 내리셔서 캔맥주와 반건조된 홍합을 사오셨다.
배안에서 시원한 캔맥주와 건홍합 안주는 정말 최고의 궁합이었다.
그렇게 흑산도에서 1시간여를 정차했던 여객선은 다시 목포로 돌아왔다. 목포에서 할아버스 아들이 마중나와있어서
그분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할아버지와 헤어졌다. 그래도 몇일밤을 같이 보내고 한 식탁에서 밥을 먹어서
그런지 서운한 느낌이 더욱 깊었다. 가거도에서 가져온 조기와 볼블락을 혼자 낑낑대며 열심히 차에 싣고
어두워진 목포시내를거쳐 부산으로 내달렸다. 열심히 달렸건만 자정이 다되어서야 부산에 도착했고 생선때문에
집에 바로 가지못하고 양산집과 해운대 누나집에 생선들을 풀어주고 집으로와서 기절했다.

부산에서 목포여객터미널까지 열심히 달려서 5시간 그리고 뱃길 5시간.....총 10시간의 작지 않은 거리의 가거도
그곳에 다시 가고 싶지만 그곳까지 다시 갈 여유가 다시 나에게 생길지는 의문이다.
이번 기회에 정말인지 잘 다녀온거 같다. 이제 울릉도도 한번 가봐야 하는데.....^^;



가거도를 떠나던날 1구 포구의 바닷물은 유독 더 검게 보였던거 같다. 가거도엔 1구 2구 3구의 마을이 나누어져
있지만 가거도의 시내는 당연 1구다. 멀리 옹기종기의 가옥들이 많이 보인다.



지금은 사람이 별로 없는데 작은섬들을 경유하고 경유할떄마다 사람들이 하나들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름모를 작은섬들을 경유하면서 가끔은 이렇게 작은배에서 여객선으로 접안을 한다.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이 여객선이 저 작은 포구에 접안을 하지못하는지 나는 알길이 없다.
섬주민들이 뭍에있는 자식들에게 보낼물건들을 한가득 가지고 여객선에 올라타고 있다.
사람의수보다 점점 짐들의 수가 차곡차곡 쌓여나가고 있다. 섬사람들에겐 여름시즌이 지나고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때즈음이 휴가기간인듯 정말 많은 주민들이 뭍으로 향하고 있다.



여기가 흑산도~ 흑산도에 배가 1시간이나 정박할줄 알았으면 흑산도 땅에 발이라도 한번 딛어 봤을텐데...
가거도에서 목포쪽으로 회항항땐 오랜시간 정박한다는 사실을 좀 알려주었으면...



목포에서 나름 가까운 섬이였는데...이름은 여전히 모르겠다. 여긴 바닥이 뻘밭이라 그런지 물이 무척 탁하게
보여서 수많은 스쳐지나갔던 섬들중에 기억에 남는다. 물론 그 기억속에 저 다르도 한몫했지만..



목포항에 가까워졌을때 일몰이 아주 부드럽고 멋졌는데 쾌속선이라서 작은 섬들을 경유할떄 말고는 갑판에
나갈수가 없다. 쾌속선이긴 하지만 파도가 조금만쳐도 두다리로 바로 전달되고 파도가 심하면 서서 걷지못할
지경이다. 그래서 갈때는 더욱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런이유로 운항중엔 갑판에 나가서 시원한 바람을 느끼지 못하고
이런 멋진 노을풍경도~ 그 아름다움이 다했을때 겨우나가 잠시 찍을수 있었다.



가거도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이 부드러운 노을처럼 앞으로의 나의 앞날도 큰풍파없이 부드럽고 황홀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