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5일 지리산 화대종주 셋째날

여행/여행의기억 2009. 6. 13. 22:30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새벽 6시 뒤척이다가 밖에서 잔 효과를 봤는지 조금은 깨운한 느낌이나 몸상태는 썩 좋진 않다.
가지고 온 곰탕과  햇반을 함께 끓였다. 반찬은 오징어 젓갈과 마늘 짱아치. 바로 옆에서 남자 두분이
미역국에 햇반을 같이 끓이고 있다. 반찬이 하나도 없다. 오징어 젖갈과 짱아치를 나누어 드렸다.

오전 7시 출발

오전 8시 30분 선비샘에 도착했다. 지리산 샘터중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고 마음 편한곳이다.
물이 시원하다. 벽소령 대피소에선 물뜨러 가기가 귀찬아서 아무것도 못했는데
선비샘에는 사람도 별로없어서 양치질도 하고 머리도 한번 감았다. 살거같은 느낌이다.
시원한 아침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게 너무 좋다. 움직이기 싫어졌다.

오전 9시 10분 출발

오전 10시 15분 탁트인 전망대가 나온다.(지명은 모르겠음) 저멀리 천왕봉이 보인다. 등산하기엔
날씨가 너무 좋은거 같다. 덥다.

오전 10시 30분 벽소령 지명 모르겠음(벽소령 대피소에서 4.2KM 걸어왔고 천왕봉까지 7.2KM 남았다)

오전 11시 55분 영신봉 1651m 도착
(벽소령 대피소에서 5.7KM 걸어왔고 새석 대피소까지 0.6KM남았다)

오후 12시 10분 세석 대피소 도착, 배고프다 밥먹자. 세석에서 짐을 잠시 풀고 밥을 했다.
이번에도 밥을 좀 넉넉히 해서 김치덮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연어맛 양념으로 여유분
쌀로 주먹밥을 만들어서 고이 배낭에 넣었다.
옆 자리에 고등학생들이 떼거지로 단체 학습을 왔는데 라면만 주구장창 먹고 있어서
소고기 죽 오늘 저녁에 해먹으라며 건네줬다. 엄청 감사해한다.

오후 1시 50분 출발 (너무 오래쉬었나보다)

오후 2시 20분 촛대봉 도착 (세석 대피소에서 0.7KM 걸어왔고 장터목 대피소까지 2.7KM남았다)

오루 3시 55분 연하봉 1730m 도착(장터목 대피소까지 0.8KM남았다)
장터목 대피소까지 다와 가는듯 하다. 여기까지오면 보통 아무생각도 안난다. 그냥 가야지
무의식적으로 조금 쉬었다 싶으면 다시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대가 있다.
어깨가 너무 아프다

오후 4시 20분 장터목 대피소 도착 (세석에서 3.4KM 걸었고 천왕봉까지 1.7KM 남았다)
있는여유 없는여유 다부리고 왔는데도 일찍 도착했다. 원래 오늘이 제일 시간이 많은날이긴 하지만!

장터목에 도착하니 생각외로 한산했다. 그러나 부산에서 회사에서 단체로 100명 정도가 올라오는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 얼른 취사장에 배낭을 박아놓고 자리를 잡아 놓았다.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밥 먹기도 어정쩡해서 밖에서 사진도 찍고 혼자 벤치에 앉아 있다보니
혼자 오신 두분과 알게되고 이런저런 이야기로 몇시간의 시간을 보냈다.
배가 슬슬 고파져서 너구리 라면을 끓이고 남은 햇반 하나를 라면에 넣어 저녁을 해결했다.
옆에서 아침에 오징어젓갈을 나누어 드렸던 남자두분이 밥을 했는데 아침에 내가 드린
오징어 젓갈이 최강으로 맛있었다고 했다.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지리산 초행길이라
두달동안 준비했다는데 제일 중요한 소주를 안가지고 오셨다. 그분들과 소주를 나누어 마셨다.
그래도 시간이 많이 남아서 밖에서 얼쩡거리고 있는데 벽소령으로 오면서 같이 온 아저씨들에게
딱 붙들려서 이런저런 이야기도하고 중국술 빼가리도 얻어먹었다. 안주가 푸짐하시다.
역시 사람이 많아야 먹을거리가 공수가 되는가보다. 베이컨에 소세지에 찌짐에~
눈치없게 뺴가리를 너무 많이 얻어마신거 같다. 뱃속도 든든해졌다.
단체방문객들은 모두 산장으로 들어가고 의외로 취사장은 썰렁했다. 이런 재수가...
아저씨들과 이야기한다고 12시가 넘어서야 취사장에 매트리스를 깔고 잠들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알맞은 온도! 최상의 잠자리였다. 벽소령 산장 내부보다 더욱 더!



벽소령 대피소에서 조금 늦게 있어났다. 그래도 6시에 일어났지만 다른팀들은 벌써 아침준비를 끝낸거 같다.
새벽에 불미스러운 일만 없었어도 푹자고 일찍 일어났을테지만...



곰탕을 끓여서 햇반과 함께 아침을 뚝딱 해결했다.



벽소령 대피소를 뒤돌아보며 사진 한장을 남긴다. 저 모습은 그냥 지날갈수 없다.



요즘 셀카 신공이 많이도 늘었다. 울타리위에 카메라를 올려두고 혼자서 잘도 찍고 다닌다.



선비샘 도착, 가물어서 그런지 예전만큼 시원스럽게 물줄기가 흘러내리지 못한다.



그래도 선비샘에 사람이 없어서 혼자 퍼질르고 앉아서 머리도 감고 세수도하고 양치질도 하고 이햐~ 신난다.
급할건 전혀 없다. 오늘이 시간이 최고조로 많은 날이다.



혼자 뻘짓도 해가면서 여유롭게 걷는다. 조금이라도 경치가 트인곳이 있으면 여지없이 배낭을 내려놓고 경치를
감상하고 사진을 찍고 먼산을 바라본다.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지 나한텐 급하게 가는 산행보다 이런 여유가
지리산을 찾는 즐거움이다.



여지없이 탁 트인곳에서 배낭을 내리고 첩첩으로 에워쌓인 주변의 산들을 둘러본다.



이 바위가 무슨 바위인지 모르겠다. 지명이 있었던거 같은데...작년 사진을 뒤져 볼까나...



저 바위 위에 사람이 쌓은듯한 돌이 있다. 꾀 높은데 누가 올라가서 돌맹이를 쌓았을까?



오늘은 시간적 여유가 많아서 그런지 얼굴이 많이 여유러워 졌다. 장터목 산장에 빨리 가봐야 할것도 없고
니나노~~ 즐기자.



계단길이 슬쩍 고개를 들이민다. 싫다. 절루가~~



세석 산장에서 밥을 하는중~ 바람도 별로 불지 않아서 밥해먹기 딱 좋은 날씨다. 특히나 김치참치덮밥은 짜장면이나
카레처럼 먹고난후 걸을떄 입안에서 냄새가 나지 않아 참 좋은 선택이였던거 같다. 작년에 아침으로 카레를 먹고
점심까지 입에서 카레냄새나서 혼났다.



맛있게 보이지 않아요?



어제 산장에서 주무신분들의 담요를 날씨좋은 날에 말리고 있다.



셀카의 신으로 점점~~ 발전하는...



불쌍한 고목 한그루를 사진에 담았다. 너는 왜 죽었니!!



저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죄다 모두 넘어야 한다.



장터목 산장에 도착하니 산아래에서 안개바람이 마구 몰아치기 시작한다.



너구리 라면 한젓가락 하실래요?



여기 왜 우체통이 있는지 의아 스럽긴 하지만 자세히 읽어보니 국립공원 직원이 왔다갔다 할때 편지를 가지고가서
산아래에서 붙인다고 한다. 몇일이 걸릴지 알수가 없다. 그리고...산에 오면서 누가 우표를 가지고 오겠냐만은...
작년에는 분명히 없었던거 같다.



세석에서 만났던 고등학생 무리들이 기합을 받고 있다. 괜시리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른다.



장터목 대피소를 배경삼아 한컷 날려본다.



오늘 하루는 정말 여유로웠다. 얼굴에도 그렇게 피곤한 기색은 없는듯 하다.



장터목에서 저물고 있는 해를 잡아봤다. 생각만큼 이쁘게 저물지 않아 아쉬웠지만 지리산에서의 마지막밤이
지난다고 생각하니 벌써? 라는 생각이 벌써부터 든다. 오늘은 여유로웠지만 내일은 정말 개고생할지 모른다.
대원사야 기다려라 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