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통도사에서 혼자 거닐다.

여행/여행의기억 2009. 9. 22. 02:26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양산에 있는 통도사는 신라때 창건된 오래된 절이다. 어머니모시고 병원에서 여러가지 검사를 받고 결과가
일주일후에나 나온다고해서 나는 부산에 집으로 향했다. 양산에서는 딱히 내가 할수 있는게 없기도 했다.
부산가는길에 있는 도로표지판의 양산통도사 간판이 이날 내눈에 유독 들어왔다.
딱히 가고자한건 아니였으나 나의 운전대는 그 표지판을 따라 부산집과는 반대편으로 방향을 잡았다.
양산통도사옆의 통도환타지아 놀이공원은 몇번이고 갔었는데 생각해보니 여긴 오늘이 처음인듯하다.
차가 안으로 진입이 가능했지만 나는 입구에 차를세우고 걷기를 선택했다.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니 울창한 소나무숲이 나를 반겼다. 두말할거 없이 차를두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소나무를 감상하며 길을따라 느림보가 되어 천천히 걸었다.
바위여기저기 이름이 새겨진 모습을보니 저번에 개성에 갔을때 들렀던 절의 풍경과 겹쳐져 보였다.
아마도 몇백년은 전 사람들의 이름이겠지 여기에 무슨의미가 깃들어있는지 궁금해졌다.



통도사 입구에 박물관이 있었다. 안에 들어가보니 고서, 부처님상등의 오래된 볼거리들이 제법 많았다.
박물관 관람료는 무료이며 혼자 천천히 구경하고 나오면서 기부함에 500원짜리 동전하나를 집어넣었다.
너무 작았나 ^^;;



제법긴 소나무길을 느림보처럼걷고 박물관을 관람하고 나니 허기가 졌다. 박물관옆에 식당이 있어서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웬일인지 일본 관광객이 제법 많이 보였다. 여기까지도 오는구나...



든든한 뱃속을 발판삼아 본격적인 통도사 관람에 나섰다. 입구에 있는 종위 용모양이 좀 섬뜩하게 다가왔다.
너무 무섭게 용모양을 만들어논거 아닌가.



오래된 통도사의 역사때문인지 군데군데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고풍스로운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기와건물은 그냥 쳐다만봐도 마음이 푸근해져올때가 있다.



이런문과 문고리를 보면 문득문득 어렸을때 전라도 해남의 할머니가 살아계셨을적 생각이 난다.
할머니방문이 딱 이랬는데....거기 아랫목이 그을려 장판이 검게 물들어 있던것도 새삼 생각이 난다.
할머니가 쪄주신 찰 옥수수맛은 절대 잊지못할것이다.



절간 한쪽에 시주하는곳에 항아리들이 제법많이 모여있다. 저곳에 들러 슬쩍 절밥이라도 얻어먹을까 생각했는데
이런...나 방금 비빔밥 먹었네...



기와위에 강아지풀이 하나둘 피어있는게 귀염성있게 보인다.



뜻하지않게 찾은 통도사이지만
세월의 흔적을 담은 소나무의 매력에 빠져버렸고
고풍스런 건물에 마음을 뻇겨 잠시동안이지만 포근해했었다.
그렇게 먼거리도 아니건만 생각하지않으면 행동하지 않으면 다가갈수 없나보다.
마음이 갑갑할땐 다시 통도사의 소나무숲길과 고풍스런건물과 친구되어 느림보처럼 걷고싶어졌다.

                                                                                               오늘 생각보다 가까운곳에서 친구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