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에서 2일째

여행/그섬에가다 2009. 10. 12. 00:34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10월 12일 가거도에서 2일째

새벽부터 낚시를 갈려고 새벽 5시에 일어났다. 몇달만에 이렇게 일찍 일어난건지...역시 일찍자니 일찍 일어나진다.
할아버지는 미리 일어나계셨지만 좀처럼 나갈기색이 없어서 여쭈어보니 선장님 배의 배터리쪽에 문제가 있어서
지금은 출항을 할수가 없다고한다. 아쉬웠지만 일어난김에 새벽같이 아침밥을먹고 다시 잠이 들었다.
오전이 지나갈무렵 할아버지가 배타로 가자고 하신다 말썽을 부리던 배터리문제가 해결 되었나보다, 오후1시쯤
낚시손님들과 함께 2구 간이 선착장에서 선장님배에 무임승차를 했다.
나는 사진찍기에 열중했지만 낚시꾼 아저씨들의 오늘 목표는 열기(볼불락) 잡이다.
할아버지가 물길을 봐주시고 선장님은 할아버지의 손짓에 맞추어 배를 앞으로 뒤로 이동시키며 고기잡이가 시작됬다.
얼마 안된되어 일렬로 늘어선 낚시바늘에 열기가 줄줄이 매달려 올라온다. 낚시하시는분들은 신나게 고기를 끌어
올리신다. 한번에 기본 5마리 이상 올라오는걸 보니 이재미 때문에 비싼 배삵을 치루고 낚시를 하는가보다.
나도 사진을 찍다가 열기가 올라오는 풍경에 잠시 넉을 잃었다가 다시 가거도의 해안절벽의 풍경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잔뜩 흐린날씨인데 그래도 파도는 잔잔하다.
같이 오신 아주머니들이 회를 장만하시고 그틈에 끼어서 열기회도 맛보며 아저씨들이 가져오신 진한향이나는
포도주를 몇잔인가 마셨다. 뱃머리에서 할아버지의 손짓에따라 고기가 갑자기 많이 잡히다 잘 안잡히다한다.
그냥 망망대해의 바닷물의 흐름으로밖에 안보이지만 할아버지눈에는 다른 특별한 무언가가 보이는것 같았다.
배에서 4시간여를 그렇게 보내다가 더이상 고기가 잡히지 않아 돌아가기로 했다. 2구 선착장에 낚시꾼들을 내려드리고
1구 포구로 돌아가는길에 삼치를 잡아보려고 할아버지가 낚시바늘을 던졌으나 이상하게 한마리도 물지 않았다.
선장님께서 할아버지가 늙으니 여자도 안붙는데 고기도 안붙는다며 농담썩인 목소리로 타박을 주신다.
1구포구에 도착하니 시간은 초저녁이 되어 해는 조금씩 넘어가고 있다. 2구로 선장님차를타고 넘어가기전에
1구앞 슈퍼에서 선장님과 할아버지와 땅콩에 소맥를 꽤나 많이 마시고 2구로 향했다. 할아버지와 집으로가서
저녁준비를하고 미역국에 저녁을먹으며 할아버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라기보단 나의 일방적인 질문이였지만. 그떄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 몇가지가 생각난다.
가거도는 양식을 하기힘든 조건이라서 바다에서 나는 모든건 자연산이고 할아버지께선 뭍에 나가셔서 회를 드시게
되면 어항에 있는 물고기만 봐도 저놈이 언쩨쯤 잡혀온놈인지 그리고 맛을보면 자연산인지 양식인지 대번에
알수 있다고 하셨다. 나는 그런건 잘 모르지만 전에 서울 올라갔을때 서울에서 먹은 횟집의 광어가 생각났다.
정말 얼마나 맛이 없던지....몇점 안 먹었었다. 할아버지도 그런느낌일까?
서울에서 친척분이나 아는사람이 부산을 찾아서 부산에서 회를 사주면 정말 맛있다면서 잘 먹던 기억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때는 서울에도 횟집이 있는데 틀릴게 머가있어 단지 부산이라서 맛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서울에서 회맛을보고 그 분들의 맘을 아주~~잘 이해할수 있었다. 회맛으로만보면 부산에있는 나는 복받았는갑다.
내일은 독실산에 혼자 가볼생각이다. 혼자간다고 하니 할아버지께서 독실산은 만만한산이 아니라면서
이것저것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설명을 듣고 알았지만 할아버지께선 독실산 산행 가이드셨고 월간 "산"에
독실산과 할아버지가 소개된 책자도 보여주셨다. 다음날 나도 독실산이 만만한 산이 아니라는건 알수있었다.



해안쪽 바위에 구멍이 슝슝~  뚫려있는것을 보니 제주도 생각이 났다. 이곳도 혹시 일본군이 뚫었나?라는 의구심.



날씨까 좀 더 맑았다면 사진에 더 좋은 풍경을 담았을텐데 흐린날씨때문에 사진도 모든게 흐려보인다.
나의 눈에 담았었던 해안절벽의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수는 없었지만 뱃머리에 앉아 가거도를 바라보는 풍경은
추억에 남을만한 일이었다.




낚시바늘에 줄줄이 매달려오는 열기들을 보니 나도 낚시대를 잡아보고 싶었다. 낚시대가 얼마나 묵직할까?
열기가 5마리씩 8마리씩 이렇게 낚여올라왔는데 할아버지가 오늘은 별로 물때가 안좋단다. 물때가 좋으면
20개정도의 낚시바늘에 하나도 빠짐없이 열기가 물려 올라온다고 한다. 그렇게 많이 올라오면...낚시줄을 당길수는
있는걸까? 그렇게 올라오면 정말 재미있을거 같다.


열기들 사이로 제법큰 게르치도 간간히 올라오지만 오늘의 목표는 열기다보니 게르치는 찬밥 신세다.
게르치도 회를치면 정말 맛있는 고기인데....여기니까 너 정도의 씨알에 너가 찬밥이겠지...부산으로 헤엄쳐서 잡히거라



올해는 해파리가 뉴스상에서 많은 핫이슈가 되었었는데 이곳 가거도에도 제법큰 해파리들이 열심히 수영을하고
있었다. 할아버지께 이곳은 해파리 피해가 없었냐고 여쭈어보니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가거도 주위에는 작은 돌섬들이 군데군데 솟아 있었는데 고기를 잡기위해서 저런 돌섬들을 여럿 지나쳤었다.



고기잡이를 마쳤을즈음 아이스박스 한통에는 열기가 가득차있었고 한받스에는 이정도의 열기가 나죽네~하며
뒤엉켜있었다. 열기는 말려서 쪄먹어도 맛있다고한다. 할아버스가 이곳분이다보니 같이 밥을먹을때 항상
조기와 열기구이 삼치구이 삼치회등은 식탁에 빠지지 않았다.



낚시꾼들을 2구에 내려놓고 1구로가는길에 삼치낚시를 하고 있는 할아버지. 그러나 이날 삼치 구경도 못했다.
삼치 낚시바늘에 오랜시색 플라스틱같은게 하나 매달려 있고 이동하는 배에서 끌고 가기만했다. 삼치의 원래 먹이가
뭔지는 몰라도 오렌지 또는 붉은 빛깔이 나는 잽싸게 빠른녀석인가보다. 삼치를 잡으려면 이렇게 움직이면서 잡아야
되는거 같았다.



1구의 포구에 도착했을때는 해가 어느덧 기울어 있었다. 지금은 조기철이라 고깃배들이 모두 나가고 없어서
포구는 조용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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