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생겼었다. 경제적인 자유...돈으로 부터의 자유선언!
펑펑쓰고, 사고 싶은거 걸 모두 가질수 있는 모두가 부러워 하는 삶,
내가 생각하는 경제적인 자유, 돈으로 부터의 자유는 그런것이 아니다.
조금 불편해도 조금 없어도 괜찬은 삶
하루종일 새소리가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와 귀를 즐겁게 하는 곳, 하루종일 풀내음이 풍겨와 코가 즐거워 하는 곳
녹색의 푸르름이 사방에 깔려있어 눈이 즐거운 곳, 이곳저곳 먹거리가 풍부해 자연산 더덕, 취나물...고사리...
먹고 싶은게 있으면 자연에게 감사하며 한손으로 끊어 반찬거리 삼을수 있는곳...
밤이 되면 뻐꾸기 소리...밤의 불청객 불나방...온갖 벌레들에게 시달리겠지만...그건 그것대로 괜찬을거 같다.
나는 참 좋은 세상에 태어난거 같다.
이제 어느 산골에도 인터넷이 터지는 세상이라...뭐든 궁금하면 찾아볼수 있으니
인터넷으로 돈도 벌수 있는 세상, 공부도 할 수 있는 세상...산골에 있어도 고립되지 않은 삶을 살수있는 세상에
태어난게 갑자기 엄청 고마워 진다. 그리고...이런 좋은세상이기에 도시에 살고 있는 내가 산골에 가도
살만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 꿈을 실천해 보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저번주에 "산" 이라는 인연으로 몇년전에 만난 동생의 본가에 다녀왔다. 그 동생의 본가는 지리산 골짜기에 있다.
갑자기 가자고 해서 얼떨떨했지만 예전부터 그놈이 이야기한 그 집에 대한 모습들이 머릿속에서 되뇌어진다.
지리산 국립공원에 위치해 있지만 사유지! 아래 계곡도 그녀석 아버님의 사유지! ㅎㅎ 그러나 조금 산골
사람의 발길이 좀처럼 닿지 않는 시골마을...한번은 꼭 가고 싶었는데 기회가 왔다.
금요일 저녁 회사를 마치고 늦게 출발한길 그녀석이 설명해주는 길을 따라 그녀석의 집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풀내음이 가득 콧속을 파고 들었다. 자연...그 향기만으로도 난 왜이렇게 좋은걸까
밤에 우리를 맞이한건 뻐구기 소리와 하늘빽빽 별들 그리고...불청객 각종벌레들과 불나방들...
빈집이 있어 그곳에 짐을 내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잠이 들었다. 그 집이 계곡옆에 위치해 있어
계곡흐르는 소리는 자장가 삼았다.
운전을 해서 무척이나 피곤한 다음날 아침...아내님이 신이 나셨다. 피곤해서 자고 있는 날 계속 깨운다.
오빠 오빠...대박... 밖에 산더덕을 20개나 찾았어...산딸기도 많아...앵두도 있고...집앞에 호도나무도 있어...
등등등...산야초에 관심이 많아...웬만한 시골사람만큼 지식을 가지고 있는 나의 아내님...
지금까지 책에서 혼자 배운 그 산야초들 현장학습 온 기분이라며 무척이나 들떠 계신다.
나의 늦잠으로 아침시간을 한참 지나서 윗집의 아버님 어머님께 인사를 드렸다.
지리산에 지개를 지고, 30년전 이불한채와 밥그릇만 달랑 들고 이 산골로 들어 오셨다는 아버님, 어머님
어머님이 차려주신 밥상...온갖 잡곡이 섞인 밥과 집 주위에 널려있는 산야초로 범벅된...밥상
별다른 반찬이 없어 미안해 하시는...그러나...나는 심봤다..는...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어렸을적
옛날 전라도 해남 시골에서 할머니가 해주시는 그런 반찬들...나는 풀떼기로 만든 반찬들을 좋아한다.^^
점심을 먹고 집에서 2분거리에 있는 계곡에서 시원한 물장난...수경을 끼고 보니...다슬기와 꺽지도 드문드문
보인다. 이 깊은산에도 다슬기가 있구나...꺽지...1급수에 산다는 그놈! ㅎㅎ 바다고기 처럼 생겼다.
아버님이 그러시는데...이 계곡에도 계곡 메기가 산다고 하신다. 메기는 강에서만 사는줄 알았더만!!
우리가 온다고 통발로 잡아 놓은 메기도 있었다. 시원한 계곡물에서 나는 햇살에 싸워 이겼다.
여량이 부모님께선 이곳에서 염소를 키우신다. 염소 장사를 하시고 곶감도 만드시고....
두분이시라 손님이 너무 많이와도 감당이 안되기 때문에 주로 아는분들...단체 손님이 오신다고 한다.
아시는분들은 오셔서 설겆이도 다 해주고 하시기 때문에 그나마 장사를 하신다고...
여량이 아버님께선 그 옛날 고시 공부도 하셔서 1차 합격을 하셨다고 한다. 그 당시에 먹고 사는게 힘들어서
학교를 다닐때도 나무를 해놓고 학교에 가시고...공부를 하고싶었는데 부산대학에 합격을 해놓으시고
돈이 없어서 학교를 가지 못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혼자힘으로 고시 1차 합격을 하셨다고 한다.
그때는 교재 구하기도 무척이나 힘든시기였을텐데...혼자힘으로 그렇게 공부를 하셨다니...대단하신 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연세가 있으시지만...현재 우리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잘 알고 계셨고
앞으로 은행에 돈을 넣어놓으면...점점 마이너스가 된다는 논리까지 정확히 알고 계셨다. 무슨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보는눈이 계셨던지...이곳의 지형를 보시고 여기라면 미래가치가 있어보여서 그 옛날 모두 빛으로
여기 땅들을 매입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국립공원법이 강화되자 땅들을 활용 못하실꺼 같아 빛을 내어
집들을 하나 둘 지어서 본인 재산을 보호하기위해 힘쓰기도 하셨고, 최근에는...국가에서 도로공사를
한다고 땅을 내어달라고 하니...그럼 여러사람이 편하겠다고... 아무런 조건없이 도로를 낼 땅을 내어주셨다고
한다.
아버님이 말하기를 즐겨하시는 분이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많이도 들었다.
어머님이 집앞에서 곰을 만났는데 귀엽더라는 이야기...집앞 감나무에서 하늘다람쥐가 집을 짖고 해코지를
안하니...그 감나무에서 5년간 살았다는 이야기...그 감나무에서만 새끼들이 수십마리 분가했다는 이야기..
그런데...도둑고양이가 해코지를 해서...하늘 다람쥐가 집을 옮겨서 도둑 고양이를 싫어하신다는 이야기
작년부터 염소가 야생동물한테 자꾸 당하는데...생각해보니...담비같다는 이야기...담비는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3마리정도 무리지어 다니는데..해코지를 하면 보복을 한다고 옛날부터 그랬다는 영리한 동물인데
이 녀석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이야기...
그리고 옛날엔 야생동물때문에 사람들이 해코지를 많이 당했다는 이야기...조금 섬뜩했던 이야기도 있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 3일간...이곳에서 한거라곤...먹고자고 더덕캐고...부모님들과 시원한 마루에서
수박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게 전부이다. 그런데...사방을 둘러봐도...푸르름을 머금고 있는 이곳이 좋다.
계곡물을 호수로 끌어와 쉴새없이 나오는 물줄기.....여기서는 식수가 냉장고에 없었다...
그냥 시원한 식수는 바로 앞에 있으니까...그리고...내가 도시에서 살며 한가지 잊고 살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기에 사시는분들은 도시에 가시면...밥을 못드신다고 한다. 수돗물의 약품냄새가 밥에도 배여 있어서...
나도..어렸을적 생각이 난다. 나도 어렸을적...부모님께서 수돗물 약 냄새때문에 항상 약수물을 길러 왔고
나도 길러왔던 그때 생각이.... 지금도 내가 이용하는 수돗물에선 그 냄새가 나지만...이미 나의 몸은 그 약품 냄새에
적응 해버렸을거란 생각을....
이곳에서 세수를한 아내가 이런말을 한다....어머...세수를 하고 로션을 발랐는데도...피부가 안땡겨 ㅎㅎ
시골에 산다는 건...무척이나 힘들다는 걸 그분들의 말씀으로 간접적으로 느낄수 있었다.
시골에서 살던 사람은 도시에서 뭘해도 대부분 잘 산다고 한다. 그만큼 시골에서의 삶은 치열하다고 한다.
도시는 말그대로 돈을 벌기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이 집약된 집단이지만...그만큼 할게 많지만
시골에서는 말그대로 삶을 위한 노력이고...삶의 토대인 돈을 벌기위한 각종 방법이 제한적이고
부지런해야 살아 나갈수 있는곳이 시골이라는 좋은 말씀도 들었다.
여량이에게 재산 물려받으면 형한테 땅좀 팔아라 농을 던졌더니...부모님이 힘들게 일궈놓으신 땅을 팔생각은
없으니 어디 좋은자리 봐 놓으셨으면...건물이나 지으세요...건물 지상권은 인정해 드릴테니...라고 한다. ㅎㅎ
이녀석!! 건물지상권!!! 그 약속이나 지켜라 ㅋㅋㅋ
이번 2박 3일의 일정으로 다시한번 다시한번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시골에서 살고 싶다. 그리고...그 꿈을 꼭 이루어 보자고...
공부 열심히하고 평생 배움에 성실하면...여량이 아버님처럼 시대에 쳐지지 않고...내가 원하는 삶을 살수
있을거 같다. 이번 방문길에 여량이 부모님과 친해졌으니...가을의 수확철에...아내님과 여기저기 봐놓은
더덕과 개다래...따러 와야겠다. ㅎㅎㅎ
여량이 어머님이 객지에 나와있는 여량이 걱정이 되었던지...여량이 몰래 아내에게 전화번호를 주고 가라 하신다.
아내가 전화번호 입력란에 이름을 어떻게 입력할까요 라고 물으니...부산형수 로 적어 놓으라 해서 "형수"라는
명칭이 익숙하지 않은 아내가 조금 당황했단다.
공짜밥만 주구장창 얻어먹고....부산으로 오는길에 어머님께서 5년된 귀한 감식초와 나물...그리고 아침에
캐오신 죽순을 내어 주신다. 이런 마음이 풍족한 곳이...나는 그리울 뿐이다.
일마치고 바로 출발을 한다고 카메라를 들고 오지 않았는데 아내가 휴대폰 사진들을 카카오 스토리에서 가져왔다.
그곳에서 별로 한것도 없는데...아내는 마냥 즐거운 모양이다.
"스스로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노력하자...지금 내가 할수 있는건 이것이 전부인거 같다.
이번 지리산길이 나 스스로에게 아주 좋은 동기부여가 된거 같다.
틈틈히 찾아가고 싶은 그런 풍경... 시간될때 가끔 들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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