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5일 지리산 네째날 -2/3 하산길

여행/여행의기억 2009. 5. 24. 03:26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06:20 대원사 방향으로 하산행 출발

   -이제 하산만 남았다. 허걱...내가 생각했던 종주를 위해 목적지를 대원사로 잡았으나 저 푯말의

     킬로수를 보는순간 중산리로 하산하고 싶은 욕망이 불끈 솟았다.

     11.7킬로라...잠시 고민하다 대원사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제 인내심과 내 무릅의 한계에 도전한다.

    -지리산은 생각외로 종주길이 이렇게 나무가지로 덮여있고 1-2사람 겨우 지나갈듯 하다.

    길이 좁으며 숲풀이 우거져 햇빛의 노출은 적은편이다.

   -새벽에 일어나 아무것도 안먹어서 힘이 더 없는거 같다.

    배낭에서 육포를 꺼내어 잠시잠깐 쉴때마다 입에 넣었다. 빨리 치밭목 대피소에 도착해서

    무언가를 먹고 싶다.

   -저 멀리 천왕봉이 보이고 헬기가 아침부터 왔다 갔다 한다.

    공사용자재를 나르는 모양이다. 저거좀 얻어타면안될까....하는 뻘짓생각을 해본다.

  -저멀리 봉우리에서 이쪽까지 걸어왔다....모두들 대원사 하산길이라 하지 대원사 등반길이라곤

   하지 않는다...나는 단지 조금 먼 하산길을 선택한거라고 생각한 나의 불찰이였다.

   봉우리를 몇개를 넘었는지 모르겠다. 내려갈만하면 올라가고 내려갈만하면 올라간다.

   이거 하산하는길은 맞는겨? 몸이 빨리 지친다. 빨리 산장에 가고싶다.

    -야야~~~인상쓰지마~~ 힘든거 알어~~~

   -아담싸이즈 계단...보폭이 x같다 오를때 내릴때 뭔가 언밸런스 하다.

    지리산 계단은 신경써서 걸어야 한다.

 09:25 치밭목 대피소 도착

  -지리산은 한번 걸었다하면 3시간 이상은 기본이다. 또 다시 3시간을 넘게 걸어 드디어산장에 도착

   마지막날이라 체력이 바닥이다. 천왕봉에서 거의 기다싶이하여 여기까지 왔다.

   배가 고팠지만일단 숨부터 돌려야 겠다. 그러나 아직 하산길을 1/3도 안왔다는 생각이

   나의 무거운 몸을 더욱 더 붙드는거 같다.

   -먹고 살아야지!! 아침겸 점심은 라면에 햇반을 말았다.

    국물까지 쪽쪽 빨면서 순식간에 헤치웠다. 역시 산에서 먹는건 머든 다 맛있다.

    이제 먹었으니 일해야지.......내려가야지.... 사실 꿈쩍하기 싫다.

 10:45 대원사방향으로 출발

  -이제 대원사까지 7킬로남짓 남았다. 그래도 뱃속에 머가 들어 갔다고 표정은 많이 풀렸다.

    이 악물고 다시 걸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