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8일째... 11코스 올레길를 돌고나서

여행/제주올레트레킹 2009. 6. 22. 16:01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인터넷 서점에서 놀멍 쉬멍 걸으멍? 맞나? 이책을 우연히 찾은후 별준비도없이 제주도로 날라온지 벌써 8일째다

올레 1코스 2코스 .......... 11코스 까지 200KM 정도의 도보길 7일만에 마쳤다.

보통 하루에 1코스씩 하는데 혼자 걷다보니 남들보다 빨리 걸었다기 보단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걸었다.

보통 1코스를 끝내면 시간이 오후 3~4시정도 되는지라 혼자 딱히 할것도없으니 걸을수 밖에 없었다.

제주도하면 관광, 그래서 비싸다라는 생각에 쌀이랑 밑반찬도 챙겨서 배낭이 더 무거웠던거 같다.

45L 배낭을 메고 갔는데 사람도 많이 보지 못했지만 나보다 더 큰 배낭은 보질 못했다.

혼자 딴나라 사람 된 기분이였다고나할까. 그래도 경치좋은곳이 있으면 부지런히 쉬면서 사진도 찍고

다시 부지런히 걷고. 내 다리가 아우성 쳤지만 어쩌겠니... 가야지

그냥 걷고 있으면 하루종일 들리는 새소리와 파도소리와 바람소리속에 내 마음을 묻어서 마음 자체는 무척이나

편안했다. 배낭도 무겁고 다리도 아팠지만 내가 왜 여기까지와서 이 고생일까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들지 않았다.

내가 가진 책에는 올레 11코스가 마지막으였으나 여기와서 12코스가 새로 생긴걸 알았고 곧 13코스가 생긴다고 한다.

11코스 종착지에서 12코스 출발 표지판을 봤을때 그냥돌아?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단 출발할때 11코스로 생각을

했으니 올레는 다음을 위해 아껴놓기로 했다. 아직도 마음이 조금 땡기긴 하지만...

어제 7일차 올레 11코스를 끝내고 어제 늦게 둥지황토마을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왔다.

오늘이 8일차 그동안 제주도가 날 위해? 아껴줬던 빗방울을 여지없이 매서운 기세로 몰아 붙이고 있다.

오늘은 하루 푹 쉴려고 하우스에서 하늘보며 땅보며 바람보며 멍하니 앉아있는걸 즐겼었는데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걸보니 기분도 좋고 내가 쉬는날 비가 내려주시니 x2 배로 기분이 좋았다. 이런게 심통인가.

아직은 부산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내일은 어디로 가야할까 하는 생각도 정하지 못했다.

그냥 멍하니 창밖만 바라봐도 기분이 좋은 날이다.

올레 11코스를 돌면서 사진만 2천장 가까이 찍은듯한데 부산가서 그거 정리할려니 머리가 아프다.

쉬는날 비까지 내려주셔서 너무 마음편한 오늘

기분이 시원하다. 그걸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