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1코스(1/2) 첫째날 - 무작정 떠난 제주 걷기 여행

여행/제주올레트레킹 2009. 7. 2. 10:31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코스 경로(총 15km, 5~6시간)

시흥초등학교 - 말미오름 - 알오름 - 중산간도로 - 종달리 회관 - 목화휴게소 - 성산갑문 - 광치기해변


오전 8시에 제주도에 도착하는 불상사가 있어서 첫날부터 올레길을 찾아나섰다.
공항에서 시외버스터미널을 거쳐서 제주올레 1코스인 시흥초등학교까지 2시간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동회선 일주도로 버스를 타고 창밖너머의 경치를 감상하고, 버스기사아저씨와 제주도분의 구수한 사투리를 만끽하며
별로 지겹지 않게 시흥리에 도착했다.

제주올레 1코스 시작점에 위치한 시흥리 버스정거장, 여기서 등산화의 매듭을 다시한번 고쳐잡고 배낭을 다시점검했다
버스 정류장 주위를 한번 둘러보니 시골분위기의 진한 향수가 물씬 풍기는듯 했다.

요즘 나홀로 여행을 다니다보니 셀카신공이 제법 상승하여 이런 사진도 찍는 내공을 발휘한다.

버스정류장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우측으로 조금 걸어가면 제주올레길 이라는 화살표가 나를 반긴다.
이 화살표라는 놈이 올레코스 내내 나를 괴롭힐줄은 상상 못했지만...아 파란화살표 ㅋㅋㅋ

제주도의 밭들의 경계는 모두 현무암으로 되어 있다. 언제이걸 다 쌓았데라는 생각보단 구멍이 뻥뻥~ 뚫려있는
현무암의 그 모습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홀로 걸으며 가끔 내가 걸었던 길을 되돌아본다.

말미오름의 시작길 옆으로 정자가 아담하게 서있었다.많이 걸은 상태였다면 저 정자에 누워서 낮잠을 청했을지도
모르지만 난 이제 걸은지 얼마 안되었단말이야!. 슬쩍 곁눈질로 정자를 쳐다보곤 곧바로 오름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늘은 맑았고 햇님은 반짝거렸고 내 이마는 덥다고 아우성이다. 

계단코스가 지나면 푹신한 고무발판이 나온다. 한걸음 한걸음을 옮길때마다 전해오는 쿠션감이 이래서 포장도로는
싫은거야!!라고 외치며 고무발판과 흙길을 반긴다.

처음오른 제주도의 오름은 힘들만하면 정상이었고 그렇게 높지 않았지만 제주도를 한눈에 바라볼수 있는 기적을
선물해줬다.

말미오름의 능선을 따라 아담하게 이어진 길은 마치 어렸을적 뛰돌던 동네 뒷동산에 와 있는 편안함으로 
내게 다가왔다.

말미오름에서 바라본 풍경

말미오름에서 내려서니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소로가 나를 반기고 있었다. 빠른걸음도 필요없었고
그냥 나무와 새소리를 만끽하며 쉬엄쉬엄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할수 있었다.


알오름을 바라다보며 혼자 좋아서 실실거린 기억이 잠시 스친다. 이렇듯 저푸른 초원위에 있는 나 자신이 신기했기
때문일까? 영화나 드라마속에서만 보던 저푸른 초원을 직접보아서 정신이 잠시 나갔던걸까? 알오름을 오를 생각은
안하고 한참동안 초록색깔 풍경속에서 움직일수 없었다.

하늘은 맑디맑고 초원은 푸른데 움직이기 싫은게 당연한거 아닌가 ^^;;

알오름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계신 형님! 3코스 표선해수욕장에서 이 형님과 소주 4병과 맥주 피쳐3병을
같이 마시고 같이 하룻밤을 보내고 많은 말씀을 가슴에 새겨듣고 다음날 아침에 형님께 내가 아침밥상을 차려줄거란
생각은 전혀못한체 그냥 형님의 사진찍는 모습을 훔쳐담았던 사진. 여행길에서 만났으니 언젠가 인연이 되면
다시 만날수 있을거란 말씀을 남기시고 물집으로 힘들어하는 다리를 올레길에서 이탈시키신^^
감사했고 즐거웠습니다.  

이런 사진은 안찍을려고 했는데 심심해서^^

알오름을 내려서며 펼쳐진 길을 바라보며  

종달리 마을에 도착해서 구멍가게에 음료수를 사러 들렀다가 나도 모르게 캔맥주를 사와버린 1인 ^^;;
거의 원샷수준으로 마셔버린 그 시원한 기분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