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3코스(2/2) 둘째날 - 무작정 떠난 제주 걷기 여행

여행/제주올레트레킹 2009. 7. 4. 00:16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독자봉의 형상때문에 이 주변 마을에는 외아들이 많이 있다는 설이 있다.

고무로 포장해놓은 길을 잘 따라가고 있는데 갑자기 옆으로 가라고 한다.조금 피곤하기도 했고 아무생각없이
고무판 바닥에 널브러져서 푸른 하늘을 한참동안이나 쳐다봤다.

김영갑 갤러리에는 한번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배가고파서 패스...그후에 둥지에 머물때도 꼭 가보려고 했지만
나와 인연이 없었는지 가보지 못하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다음에 기회가 있을것이다.

모처럼만에 우물안 개구리라는 술집비슷한 식사할만한곳을 찾았다. 외관상 좀 들어가기가 그랬지만
그 근처에 다른 먹을거리라곤 보이지 않았고 나는 배가 무척이나 고팠다. 시킬만한 음식은 해물뚝배기 밖에 없었고
1만원이나 하는 가격에 비해 그렇게 맛있진 않았으나 굶주린 배를 채우기엔 충분했다.
밥을 먹고 일어날려는 찰라에 어제 뵈었던 그 형님을 뵈었다. 인연이다 싶었는지 이곳에서 형님에게 맥주 몇잔을
얻어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같은 직종에 종사했다는걸 알았다. 그 형님은 정말 인연같다며
3코스 종점에서 같이 술이나 한잔 하자고 하신다. 나도 흥쾌히 그 제안을 받아 들였다.

우물안 개구리 야외 식탁에서 바다쪽을 바라보며 한컷찍어보았다. 3코스 내내 바다와는 거리가 먼 길을 걸었기에
멀리 보이는 저 바다가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우물안 개구리의 입구 모습이다. 웬지 올레꾼이 밥먹으로 들어가기엔 부담스러운 풍경이지만 배고픈 사람은
그런거 따질틈이 없다.

3코스는 코스도 길며 포장도로에 발바닥이 녹초가 되는 그런 올레길이다. 걸으면 걸을수록 불만이 쌓여갈쯤
바다와 맞다은 신풍 신천 바다목장길이 나타났다. 한참을 멍하니 쳐다보다 보니 지금까지 쌓여왔던 불만이
한꺼번에 날아 가는듯했다.

3코스를 걸었던 불만들이 한꺼번에 날아갔는지 표정에 여유가 생겨버렸다. 나 왜 이렇게 단순하지 -0-;;

뿔달린 소를 보니 괜히 눈 마주칠까 무서웠다. 야야야~ 형님 조용히 지나갈텐께! 너도 나한테 신경꺼!

바닷가옆에 저푸른 초원이라...생각만해도 짜릿하지 않은가?

형님과 표선해수욕장 해변을 걸어가며 지나온길을 뒤돌아보니 형님과 나의 발자국이 멋드러지게 찍혀 있었다.
표선해수욕장은 조개껍질이 모래화 되어 너무 부드러워서 발이 빠지는게 더 심하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
한잔먹고 들은 이야기라 조금 가물 거리긴 하지만.

형님과 우물안 개구리에서 이야기를 한다고 3시간 가까이 넘게 있다보니 벌써 해가 저물려고 한다.
형님과 횟집에서 회와 함께 즐거운 이야기와 함께 도움되는 이야기를 들으며 소주 4병을 함께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2만5천원짜리 30평은 될듯한 민박집을 빌려서 그곳에서 맥주피쳐 3병을 다 마셨다.
다음날 아침 형님께 밥을 해드리고 다음에 인연이 있으면 다시 보게 될꺼라고 서로 연락처도 안물어보고
서로 갈길을 갔다.(형님은 첫날에 무리를 해서 올레코스를 접으시고 마라도로 가셨다)

저녁늦게 표선해수욕장에서 구한 2만5천원짜리 민박집

술이 덜꺠서 약간 눈이 풀린거 같기는 하다.^^;;

어제 저녁에는 3코스 종점을 알리는 표지판을 보지 못했는데 아침에 다시 확인을 하고 4코스를 향해서 출발했다.
어제 과음을 하긴 했지만 아침이 되니 다시 말짱해진 내몸은 4코스의 길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