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5코스 넷째날(1/2) - 무작정 떠난 제주 걷기 여행

여행/제주올레트레킹 2009. 7. 4. 10:50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코스 경로(총 15km, 5~6시간)

남원포구 - 큰엉 경승지 산책로 - 신그물 - 동백나무 군락지 - 위미항 조배머들코지 - 넙빌레 - 공천포 검은모래사장 - 망장포구 - 예촌망 - 효돈천 - 쇠소깍


바다를 좋아하는 나는 올레 5코스때부터 기분이  확 트이는듯 했다. 4코스까지만해도 간간히 바다를 볼수 있었지만
5코스부터의 바다 모습은 특히 나의 마음을 확 이끄는것 같아다. 5코스의 큰엉 산책로는 나의 마음을 확 잡아끄는
무언가가 있었으며 주변의 경관을 구경하다보면 나도모르게 거북이 걸음이 되곤 했다.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나의 가슴속에 들어온 그 풍경과는 너무 이미지가 안맞는곳도 5코스가 아닐까!
사람마다 느낌은 틀리겠지만 나는 5코스 큰엉 산책로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남원포구의 아침은 오늘도 빨랐고 나도 이른아침부터 밥을 해먹고 배낭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남원포구에서 큰엉 산책로로 향하는 길목 곳곳엔 바다와 잘 어울리는 시들이 간간히 보였고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 구절들을 마음속으로 되뇌이며 가는 여유가 생겼다.

해안도로 주변으로 팬션을 연상케하는 일반 주택들이 늘어선 모습이 괜히 부러웠다(아니 팬션인가?)

큰엉 경승지 산책로 입구에 큰엉을 설명하는 대리석이 꽝! 박혀있다.

해안절벽과 맞닿아 있는 큰엉 산책로는 오솔길이 기분 좋았고 군데군데의 쉼터들이 여유로웠다.

오늘이 제주도에서 4일째인데 얼굴에 지친 기색이 제법 보이는듯하다. 그래도 기분좋은 이 산책로에서 마음만큼은
얼마나 평온했던지...

단지 작은 오솔길에 불과하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좌측으로는 깍아지른 해안절벽 사이로 푸르디 푸른 바다가 바로
눈앞에 와 닿을듯 보이며 파도소리와 앙증맞은 새소리의 합중주가 걷는내내 나의 귓가를 즐겁게 했다.

수풀에가려 탁트인 시원스런 광경을 사진에 담을수 없었지만 어것이 카메라의 한계랄까 두눈으로 모든 풍경을 담았다.

이 사진이 큰엉 산택로를 가장 잘표현하는 사진일거 같다. 해안절벽 바로 옆으로 울타리가 쳐져있는 모습이 끝없이
보인다.

울타리의 주의 표지판을 무시하고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맑은 바닷가를 쳐다보며... 

걸으면 걸을수록 걷기싫은 큰엉 산책로. 걷다가 쉼터가 보이면 아무생각없이 배낭을 내리고 경치를 구경했다.
잠쉬 쉬었다가 다시 일어설려는 찰라 겁없는 새 두마리가 나의 곁에 앉았다. 살금살금 조심조심 카메라를 꺼내어
이 두녀석의 초상권을 쌀짝 침해해 보았다.

연인인지 신혼부부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열심히 사진을 찍고 계신다. 행복한 저분들의 표정이 보기 좋았으며
부럽기도 했다.

산책로가 거의 끝나갈무렵 큰엉이라고 새겨진 바위가 보였다. 굽실신공으로 사진을 한장 찍었다.
표정이 많이 온화해진듯보인다. 그만큼 기분도 좋았고 행복한 올레길이였다.

2.2KM에 달하는 큰엉 산책로의 끝이 보인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지만 아쉬운 마음은 피할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