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에서 4일째

여행/그섬에가다 2010. 2. 17. 01:17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2009년 10월 14일 가거도에서 4일째.....3일째에서 4일째를 적기위해 건....3개월은 흐른듯하다.
그동안 국내의 여러곳을 너무 많이 돌아다녔고 쌓이는 사진들에 파묻혀서 감히 정리할 엄두도 나지 않았고...
이제 긴 휴가를 끝내고 내일부터 다시 출근하는 몸이 되어서야 4일째를 올려본다.
이제 평일 아침이 밝으면 부지런히 씻고 갈곳이 생겨버린 직장인이 되었다.  내일부터 힘내자!! 빨리적고 자야지!!

2009년 10월14일 가거도에서 4일째 아침을 맞았다. 오늘도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난터라 밖의 날씨는 쌀쌀하고
어둠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할아버지와 아침을 준비해서 삼치회를 같이 먹을려고 했으나 삼치 살덩이가 좀처럼
녹지 않아서 삼치회는 한쪽으로 밀어 놓았다. 할아버지가 서울에 자식들에게 보낼 생선을 사러나가신다고 1구마을에
가신다고해서 나도 따라 나섰다. 조기와 볼불락이 싼편이어서 나도 사서 큰누나네와 집에 보내줄 맘도 있었다.
2구에서 1구까지 걸어가기는 시간이 제법 걸린다. 다행이 선장님댁에 낚시 손님들 가시는길 포터에 할아버지와
나도 덤으로껴서 짐칸을 빌려타고 1구로향했다. 길이 좋지않아서 쿵캉쿵캉~ 거리는 짐칸에서 경치를 구경했다.
할아버지 먼 조카에게 고기를 주문할려고했는데 오늘은 배가 들어오지 않아서  조기 10KG과 불볼락 10KG을 한박스씩
주문해 놓았다. 낚시 손님을 내려드린 선장님과 할아버지가 슈퍼에서 맥주한잔 하시는동안 가거도에 유일하게
하나 존재하는 몽돌해수욕장을 구경했다. 둘러가면되는데 전망대에서 해수욕장을 바라보다 그냥 그 바위에서
해수욕장으로 바위타고 내려가느라 고생했다. 둘러갈껄....
잔잔한 파도가 칠때마다 작은 몽동들이 파도에 휩쓸려 쟈르륵~ 밀려 올려갔다 내려오는 소리가 참으로 맑게 들린다.
한여름이였으면 앞뒤가리지 않고 뛰어들었을 해맑은 몽돌 해수욕장 내년 여름엔 여기서 수영해볼수 있을까...

뛰어들고 싶었지만, 하늘은 맑았지만 계절이 계절인지라..꾹 참았다.
주위를 둘러보고 슈퍼에 다시가니 아직도 한잔을 하시고 계신다. 나도 그 틈에 끼어서 맥주한잔을 시원하게 마셨다.
선장님의 괜찬은 안주요구에 아주머니가 조기를 구워왔다. 육지에서는 귀한 조기지만 여기에선 밟히는게 조기다.
지금이 조기철이라 더욱 그렇다...참 많이도 잡히는거 같다. 오늘은 파도가 거쎄서 그런지 12시에 도착하는 여객선이
20~30분늦게 도착했다.
그 배편으로 선장님도 몸단장하시고 뭍으로 나가셨다. 이 시즌쯤 되면 가거도에 계시는분들이
뭍으로 가족들을 만나로 많이들 나가시는것 같다. 할아버지도 내일 뭍으로 나가기에 나도 할아버지와같이 나가기로
했다. 한 몇일 더 있고 싶어도~ 2구에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있다.
배가 도착하니 하루에 1대밖에 없는 배안에서 가거도 사람들의 생필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사람들이 그걸 나르느라
정신이 없다. 어떤 할머니 짐을 들어드리고 그 길로 2구마을로 돌아왔다. 집으로와서 할아버지는 압력솥에 밥을하시고
미역국을 끓이시려고 하는데 전에 내가한 김치찌개게 괜찬았다고 미역국을 나에게 맡기신다. 자신할수는 없지만
할아버지의 기대에 부흥하고자 열심히 끓였으나 뭔가 심심하다. 소금간을 해볼까 했는데 일단 할아버지에게
시식을 의뢰하니~ 할아버지가 저기 젖국 있다고 하신다. 맞따~~ 나도 그걸 찾았었다. 젖국으로 간을 맞추고나니
썩~ 먹을만한 미역국이 완성되었다. 불볼락과 열기를 쪄서 오후3시쯤 할아버지와 늦은 점심과 간단히 반주도 한잔.
할아버지는 식사를 하시고 낮잠 삼매경에 빠져버리셨고 나도 책을 읽다가 잠들어 버렸다.
일어나니 6시가 훌쩍 넘어가고 있었고 담배를 피려고 밖으로나가니 노을이 정말 멋져서 후다닥 카메라를 들고와서
열심히 노을과 놀았다. 여기는 우리나라 서해남도끝섬...우리나라에서 해가 제일 늦게 지는곳이고...노을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늦은 점심을 먹고 바로 잠들어서 그런지 할아버지도 나도 저녁생각이 뜸하다.
잘 나오지도 않고 몇채널이 나오지 않는 tv를 보면서 할아버지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딱히 재밋는 프로도 안하고 할아버지와 멀뚱멀뚱 tv만 보자니 처음엔 쑥스러워서 할아버지께 한두마지 말을 붙인게
할아버지의 옛날 이야기들을 듣게되는 계기가되어 이야기는 점점 흥미진진해졌다.

해마다 6월쯤이되면 가거도에 날치떼들이 모여들어 날아가는 장관이고 날치가 날면 50~100m는 거뜬히 날아간다고
한다. 이 시기에 멸치를 잡으로 배타고 나가면 멸치를 잡으려고 켠 불에 날치들도 불빛을 좋아해서 멸치보다 날치가
더 많이 모일때도 있어서 멸치보다 날치 골라내는게 더 일이었다고 하신다.
날치가 불빛을 보고 날아들면 배고 사람이고 그대로 날아와서 쳐박혀서 배에 쿵!쿵! 날치 부딛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어부들에게 부딛쳐도 날치의 그 속도 때문에 부딛친곳이 제법 아렸다고  하신다.
배에 부딛친 날치는 꿈틀거리다 즉사했다고한다. 그 상황을 생각하니 웬지 웃음이난다.
날치는 회무침을해도 정말 맛이 있는데 정말 괜찬은건 포를떠서 잘 말려놓으면 술안주로 최고라고 하신다. 누가
그렇게 해먹는 사람은 없으나 내년에 날치를 잡으면 술안주용으로 이번엔 꼭 말려놓을거라고 하신다.
나도 그맛이 궁금하다. 날치떼가 가거도에 오면 일단 大날치가 먼저 지나가는데 그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한다.
大날치가 지나가면 그다음엔 中날치가 지나가는데 떼도 많고 알도 실하다고하고... 멸치뗴와 같이 온다고한다.
그다음에는 小날치가 지나간다고 한다. 날치도 크기 서열에 따라 지나가는가보다.
옛날에 날치가 죽어서 둥둥떠다니면 그걸 잡아먹는 제법 큰 고기(1발정도, 양팔벌린크기)가 나타나서 그걸 잡으시려고
삼치바늘에 날치를 끼우고 스티로폼을 끼워서 잡아봤다고 하신다. 제법 큰고기라 그녀석과 한참 실랑이를 벌여
고기가 가는데로 이끌려가면서 고기에 힘이빠져 물에 둥둥뜰때까지 기다려 그걸 그대로 끌고 포구까지 가지고
왔다고 하신다.
생소한 고기라 다른 사람들은 먹기를 꺼렸다고 하신다. 어르신은 세상에 못먹는 고기가 어딧냐며 그 물고기 포를떠서
구워먹고 쪄먹고 하셨는데 정말 맛있었다고 하신다.할아버지 평생에 그고기를 3마리정도 잡아보셨다고 하는데
할아버지도 마을사람들도 그고기의 이름은 지금도 모른다고..나도 그고기가 뭔지 궁금하다고...
옛날엔 남서풍이불면 바다에 고래도 떼거지로 나타나곤 했었는데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이 그걸보고 고래떼를
학생떼 지나간다고 이름을 붙이셨단다. 시커먼 고래들이 떼로 다니니~ 옛 학생들의 검은 교복같아서 그렇게
부르신거 같단다. 요사이는 고래떼를 못봤는데 안보이는게 여기 어부들에겐 다행한 일이기도 하단다.
고래, 참고래들이 있는데 머리가 나왔다가 꼬리가 들어가는데 한참이 걸리는 큰고래도 있는데 그고래곁에 배가 있으면
물살에 휘말릴때고 있고 배에 부딛치면 위험한 경우도 많다고 하신다. 
큰 고래가 머리에서 물을 뿜어내면 족히 7~8m는 거뜬히 올라갔다고 한다. 이런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듣다보니
tv보다는 할아버지 이야기에 집중을 해버려서 시간가는줄 몰랐다.

할아버지도 나도 소화가 안되서 할아버지는 맥주한잔 나는 소주한잔하며 할아버지의 이야기속에 밤이 깊었다.
오늘 낮잠을자서 그런지 가거도에와서 10시가 넘은 이시간까지 안자긴 처음이다.
이제 내일이면 가거도에서의 여행이 끝난다. 아쉽지만~ 내일 할아버지도 뭍에 나가시고~

할아버지가 바람을 읽으시곤...내일 안나가면 몇일 바람때문에 못 나갈꺼 같아서 할아버지도 내일 배로 일찍
나가신다고... 그러니 너도 몇일 더있을려면 아주 몇일 더있어야되니 짐싸란다.




날씨가 맑은 아침 바다도 푸르다. 제주도도 가거도도 저 맑은 바닷물이 너무 감동적이다.



오래전에 폐교된 학교는 아직도 우뚝 서있고 선장님의 낚시 손님들이 사 놓으신 조기는 선장님의 작은 옥상에서
해풍을 맞아 말라가고 있다. 오늘 날씨는 맑지만 바람은 칼날같이 거쎄게 밀어붙이고 파도는 제법높다.
어제 낚시손님들이 손맛을 많이봐서 오늘 돌아가기전에 낚시배 새벽에 한번 더 띄워 볼려고 했었다는데 새벽에
바람과 파도보고 방으로 쏙~ 들어갔단다. ㅎㅎ





선장님의 포터를 타기위해 도로가에 나와있는데 염소새끼들이 어미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내가 가까이 갈려하니
어미가 경계한다....누가 잡아먹니 -0-



2구마을을 잠시 뒤로하고 고기사러 1구마을로~~~



가거도에서 제법높고 제법험한 독실산~ 그러나 산거머리는 싫어 ㅠㅠ



1구마을에 있는 포구~



가거도에 1구마을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몽돌 해수욕장~ 여름이라면 아니 9월만 되었어도 뛰어들었을텐데~~
진한 아쉬움..... 아 왜 이렇게 파랗니..



지금은 조기철이라 포구에서 조기그물을 손질하고 계시는분들이 제법 많다. 낮에 그물을 쳐놓고 밤에 그물을
걷으로 가시는듯하다. 그물 손질하는 곳으로 가면 별 고기들이 바닥에 쳐박혀 말라가고 있다. 조기빼곤 모두
관심 밖인듯하다. 제법 맛있어보이는 고기들이 널브러져 있다. 아깝...



어느배에서 닷놀이 역할을 하다가 잠시 버려진듯...



1구에서 만난 강아지~ 슈퍼 주인 아줌마의 부탁으로 내가 이 강아지를 안아들고~ 과감히 포구로 안고가서
깊은곳으로 집어 던졌다.... 아주머니 왈~ 이녀석 씻지를 않아서 벌레떄문에 온몸을 긇고 있다고 바닷물에 소독좀...
ㅎㅎ; 꾀 깊은곳에 던졌는데 이녀석~ 게헤엄으로 용감히 잘 나와서 온바닥에 온몸을 부벼댔다. 안씻고 오래도록
안씻고 바닷물에 들어가면 좀 가렵지 ㅋㅋ 내가 물에 던졌는데 그래도 내게 고마움을 표하는건지 내곁을 오래도록
떠나지 않았다.



가거도에서의 마지막 일출이다. 오늘도~ 우리나라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오늘의 태양을 배웅하는거겠지....



가거도에 밤이 깊으면 2구마을에 켜진불은 이정도가 전부다... 그리고 조기를 잡으로간 먼바다의 불빛들......

'여행 > 그섬에가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거도 할아버지집  (12) 2010.02.19
가거도를 떠난다.  (0) 2010.02.18
가거도에서 3일째 (1/2)  (2) 2009.10.13
가거도에서 3일째 (2/2)  (2) 2009.10.13
가거도에서 2일째  (0) 2009.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