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집 부근을 배회하다.

뽀리이야기 2009. 9. 22. 03:48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중학교 3학년때부터 우리집이었고 지금도 부모님이 살고계시는 양산집.
사진으로보면 시골틱하지만 그래도 양산시이고 부산에서 그리멀리 떨어져 있진 않지만 이곳의 공기는 부산의
그곳과 비교해서 충분히 상쾌하다. 여기서 멀지않은 양산의 시내는 부산의 집값과 어느새 어깨를 나란히하고있다.
부산까지의 통학거리가 제법멀어 늘 일찍 학교를 가곤 했는데
문득 양산집 부근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졌다. 디카라는게 나와서 손쉽게 사진을 찍을수 있게되었을즈음에는
양산집에서 독립하여 부산에서 혼자 살았으니 양산집 부근의 사진이 없을법도하다. 



우리집은 옛날식 아파트이다. 5층짜리이니 빌라라고 말하는게 더 맞는거 같지만 주소를적을때는 새진흥아파트라
부른다. 큰도로가의 버스정류장에서 작은길을 따라 5분넘게 걸으면 우리집이 나온다. 작은길 양옆으로도 벼가
누런 물결을 일으키며 서있으며 아파트 뒤엔 800고지가 넘는 천성산이 버티고 서있으며 산아래로도 광활한 논이
펼쳐져 있다. 예전에 저기 건너편 아파트단지에 비디오가게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이 논길이 지름길이랍시고
이 논길을 한참동안 왔다갔다 했던거 같다. 길이 빠르긴했는데 이길에서 뱀 한마리를 보고 참 조심히 걸었던 생각이
난다.



추석도 곧 앞이고 벼가 제법많이익어 조금만 지나면 수확의 때가 올거 같다.



저기멀리 천성산이 보이고 그아래는 낚시터가 있다. 우리집에서 산쪽으로 20분남짓 걸으면 도착할수 있는곳이다.
예전에도 몇번 와봤었는데 오늘 이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처음엔 낚시터가 여기 있을거라고 생각도 못했지만
여기에 살다보니 낚시대들고 왔다갔다하는 아저씨들이 자주 눈에 보여서 호기심에 그냥 아저씨들이 사라진 방향으로
한번 가본게 처음이었던거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산악부 후배 여럿을 이끌고 저 천성산을넘어 내원사 계곡으로
가서 즐거운 여름을 보낸다는게 길을잃어 결국은 영산대로 하산하여 바닷가로 놀러갔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즐거웠고 미타암 절에서 절밥도 맛있게 얻어먹었었다.



경운기의 풍경을보니 내가 양산 우리집에 있는지 지리산 둘레길위에 있는지 조금은 헤깔린다.



농수로를 따라따라 가면 산밑에 닿을까. 농수로를 따라가다보니 내 발걸음에 놀란 개구리가 펄떡 펄떡 뛰어오른다.



천성산을 조금 당겨 찍어보았다. 밤이되면 왼쪽의 높은 바위에서 불빛이 솟아난다. 이곳에 이사온지 얼마 안되었을때
높은 산중에 그것도 바위에서 밤만되면 불빛이 비추어지는게 호기심이 생겨 고등학교때 결국 저곳에 가보았다.
저곳이 바로 미타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탑이 있고 바위절벽을따라 절이 들어서 있고, 부처님이 모셔진
동굴도 있다. 깍아지른 절벽을 바로 곁에서 볼수 있는 경치좋은곳으로 기억된다.



우리집을 정면에서 찍어보았다. 우리집 뒤로 보이는곳이 천성산이다. 우리집은 걸어들어오면 정면에보이는 집이라
고등학교때 심하게 늦어 오밤중에 집으로 걸어들어올때 집에불이켜져있나 안켜져있나 걸어들어오며 눈치를 살피곤
했다. 그럴때면 항상 이렇게 기도를 했었지.....불이꺼져있어라....부모님이 주무시고 있어야할텐데....
그렇게 불이 꺼져있으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도둑처럼 집문을따고 고양이 발걸음으로 내방에 들어가곤 했는데...



10년이 넘게 내방에 걸려있는 액자사진 바로 고등학교 졸업때 찍은사진이다.
그래도 고등학교 졸업사진이라고 어머니가 액자까지 해놓으셨다.
지금 나의모습과 비교하면 전혀 나라고 생각안하겠지만 저때는 호리호리했다.
하긴 호리호리 안할래야 안할수도 없었겠지....틈만나면 돌아다니기 좋아하고 놀러가기 좋아하고 미친듯이 산에
다녔으니까 살찔 틈이 없었겠지...그렇게 돌아다니기 좋아했던 내가 하루종일 사무실에 쳐박혀서 컴퓨터만보고
그렇게 10년가까운 세월을 흘려 보낼지 몰랐겠지....살찍틈이 없었날도 있었지만 내가 언제 살이쪗나 알아챌
틈도 없었었지. 

'뽀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몰운대가 움직인다.(20090614)  (2) 2009.11.04
쫌! 피곤하네  (0) 2009.10.16
처음 영화관에 가다  (2) 2009.09.14
오늘이 내생일이란다  (2) 2009.09.10
둥지인연들과 함께한시간(종호, 경환이형, 콩누나)  (0) 2009.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