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영화관에 가다

뽀리이야기 2009. 9. 14. 23:17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마음이 답답해서였는지 집에 혼자 있기가 싫었는지 요즘 혼자놀기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몇일전에는 쓸데없이 네비게이션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한다고 40KM를 혼자 드라이브 했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는 핑개일뿐 그냥 집밖에 나가고 싶어진거 같다.











언제인가는 몰운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집뒤 언덕에 차를 세워놓고 요즘 알게된
노래들을 크게 틀고놓고 노을이 물드는것을
한참동안이나 넉놓고 쳐더보았다.
들어보니 원래 알던노래들도 있었지만 모르는
노래가 더 많았다. 웬지 내마음을 보듬어주는거
같아서 요즘 틈만나면 듣고 있는중이다.
노래를 싫어하지도 않지만 딱히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는데...  관심이란게 우연히 생겨버렸다.
나도 좋아하는 가수란게 생기는건가?



그저께는 31살이 먹도록 처음으로 영화관에 갔다.
처음이라니까 이상하지만 처음은 처음이다. 혼자 영화관에 간건 그저께가 처음이었다.

국가대표
감독 김용화 (2009 / 한국)
출연 하정우, 성동일, 김지석, 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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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생각으로 혼자 영화관에 갔는지 모르겠다. 영화가 시작되기전까지 완전히 부끄러웠다.
다행인건 토요일 오후시간대라 그런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는것.
국가대표가 그렇게 감동적이진 않았던거 같은데 혼자영화를 보던내내 눈물이 흘렀다.
영화를 핑개삼아 눈물샘을 자극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으나 마음편하게 눈물이 흘렀고
답답해진 가슴이 조금은 시원해진 느낌이었다. 우리네 남자들은 남자가 울면 안된다는
어렸을때부터의 각인들이 날 더 힘들게 했는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도 가끔 혼자 극장이나 공연을 보러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일자리를 이리저리 검색해봤다. 몇일전만해도 마땅한 일자리가 눈에 안들어왔는데
종종 괜찬은 일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쪽에 이력서를 넣을려다가 생뚱맞게도
나는 비행기표를 끊고 배낭에 짐을꾸려놨다. 배낭을 보니 마음이 편해진다.
아직은 갑갑한 내마음이 이력서보다는 배낭을 꾸려보라고 속삭였나보다.
혼자하는 여행은 그렇게 좋아하지않았는데 이번에도 혼자서 간세다리가 되어
그 길위에서 나를 돌아보고 답답한 생각들을 정리해보고 싶다.

나와의 약속, 이번 여행이후는 답답한마음을 접고 내가 갈길을 찾으리라.

이번 6개월의 백수생활과 여행 그리고 인연
모두다 소중하고 행복했던 시간들이라 한치의 후회도 없다.
6개월의 시간이 어떗냐고 나에게 누가 물어본다면
난 그저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