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아버지께 드린 편지

개인적인것/소중한사람들 2015. 7. 6. 20:05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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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병환중일때 부모님께 드린 편지들 올려드립니다.


저도 어느새 서른중반을 훌쩍 넘었네요. 시간 참 빠른것 같습니다. 저는 자랄때 부모님과

살갑게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우리 부모님세대는 먹고사는것만 생각한다고

요즘 이슈가 되는 자식의 교육 자식과의 유대관계 이런 것 보다 대식구를 먹여 살리는 일이

더 급하셨지요. 저의 학교생활이나 이런것에 관심을 가질 시간이 없으셨던거 같아요.


대화의 방법을 몰랐고 어렸을때부터 부모님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고

부모님 세대 또한 그랬을거라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친한 친구중에 몇놈은 저랑 똑같은

상황인데 딱 한놈만 부모님과 몹시 친한 친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 친구집에 놀러가면

어머니께 오늘 학교에서 이랬네 저랬네 별 재미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어찌나 잘 이야기를 하던지

그때 그게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고물상을 하셨는데. 늘 바쁘게 일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항상 술을 거하게 한 잔 드시고 오시고 늘 저녁이 되면 집안이 시끄러웠습니다.

어렸을때는 정말 그게 싫었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지요.


나이가 들어 회사에서 한 자리 차지할때쯤에 조금씩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누님들은 모두 어머니편이었지만 저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가급적 아버지편을 들었습니다.


그런 시적을 지내면서 저는 고등학교때 인생의 목표를 세웠고 아직도 그 목표를 가지고 살려고 할고 있습니다.

"행복한 가정 만들기"


집안이 시끄러워서 좀 안시끄럽게 살려면 행복해야겠구나 그런 생각에서 만든 단순한 목표인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제가 참 어려운 인생목표를 세웠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저 인생목표는 항상 마음속에 가지고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행복한 가정은 자연스런 대화에서 나온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병환중에 저는 처음으로 아버지와 대화를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게 되어야 아버지를 도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생각처럼 잘 되지 않고

너무 힘든 일이었습니다. 간단한 일도 무심하게 지나간 세월앞에서는 간단한게 아니구나

후회도 많이 되었습니다.


아버지 병환중에 그래도 제 생각을 전달해드리고, 환자본인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아버지께 정확한 정보를 드리고 아버지 생각을 듣고 싶어 선택한 방법이 편지였습니다.

가족들은 모두 쉬쉬하는게 좋다고 했는데 저는 생각이 좀 달랐습니다.


오늘 그 편지들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저 처럼 힘든일을 편지로 전달하기 보단.

부모님과 대화로 잘 풀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편지들 적으며 많이 울었던거 같습니다.


후회되는건

끝끝내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직접 말하지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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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아버지의 갑작스런 병환으로 마음이 몹시 어지럽습니다.

저보다도 아프신 아버님이, 아버지를 간호하는 어머니께서 더 힘드실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머님도 아버님도 그리고 저희 자식들도 잘 견디어

예전에 잘 견딘것처럼 잘 헤쳐나갈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꿈이 하나 있습니다. 바깥나들이를 좋아하고, 산과 바다를을 좋아하고

이웃과 어울리는것을 좋아하시는 부모님곁에서 자라서 그런지 저도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저는 그런 여건을 만들기 위해 개인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있고 적어도 5년 안에는

그런 여건이 되는 시골에 이사를 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손녀인 서윤이... 그리고 나중에 만들어질 둘째가 도시속에 갇혀 지내는

것보다 부모님께서 저를 길럿듯...산과 바다에서 뛰놀고 집 마당에서 닭도

키우고 고양이도 키우고 개도 키우고 그렇게 자라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때가 되었을때 부모님도 옆집으로 모셔서 같이 산책도 하고

거기가 산이라면 부모님과 같이 도라지도 캐고, 칡도 캐고, 고사리도 캐고

거기가 바다라면 부모님과 같이 고동도 잡고 낚시도 같이하고,

저녁에 모여서 저녁밥도 같이 먹고 마당에서 불을 피워 조개나 고기도

구워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살려고 합니다.


부모님께 그렇게 배우며 자랐고, 제 아이들도 그렇게 자라길 저는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 여건을 만들기 위해 아내와 저는 정말 아끼면서 생활하고, 저축을 하고

있습니다. 돈을 더 벌기 위해 세상 돌아가는것도 알아야해서 경제신문을

본지도 오래되었고, 경제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런 모든 준비가 되었을때

부모님께서 건강하게 계셔야 합니다. 건강하게 계셔서 제가 이렇게 노력해서

이렇게 부모님을 가까이 모시고 있을수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수 있게 해주세요.

아버지 어머니 이렇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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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아버지의 병환을 상세히 알려드리기 위해 편지를 올립니다.

최대한 정확하게 의사에게 들은대로 거짓없이 기술하오니, 아버지께서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향후 어머니와 저와 누나들과 앞으로의 치료방향에 함께 이야기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까지 검사진행별 결과에 대해서


CT검사에서 폐암으로 생각되어 세부적인 검사를 하게되었고

CT상 폐암의 크기가 7~8cm로 큰편이라고 합니다.


1차 조직 검사시에 죽은 암세포가 많이 검출이 되어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2차 조직 검사에서 폐암의 종류가 “선암”으로 결과가 나왔고

그후, 내시경 검사로 뽑아낸 3차 4차 조직 검사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온듯 합니다.


폐암으로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뇌와 뼈에 전이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는

정밀 검사를 진행하였고, 결과는 전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폐암의 종류가 밝혀지지 않으면 치료약을 선정할 수 없는데

여러번의 검사결과 “선암”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선암 환자 일부에게 처방을 할수 있는 표적치료제가 아버지께 맞는지

안맞는지 확인하는 유전자 검사를 하였고, 검사결과 아버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표적치료제의 경우 유전자 검사시 맞다는 결과가 나와도

10명중 6~7명에게 효과가 있는 약이라고 합니다.


7월 21일 내시경 초음파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 검사는 림프절(면역기관)전이를 확인하는 검사이고, 의료법상

이 검사를 해야 향후 다른 항암제를 투여할 때 의료보험이 된다고 합니다.


의사가 7월 31일부터 항암제를 쓰자고 하는데 방법이 2가지가 있습니다.

한번에 항암제를 투여하는 방법과 일주일에 1/3씩 세 번에 걸쳐서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번에 항암제를 투여하면 효과가 좋을수는 있으나

몸에 많은 무리가 간다고 합니다. 이 항암제가 아버지께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는 치료를 받아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의사는 아버지께 무리가 가지 않게 1/3씩 투여를 하자고 합니다.

지금까지 아버지께서 입원하시고, 검사하신 내용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아버지의 병명은 검사결과 “선암 3기A"로 나왔습니다.

선암의 경우 치료방법은

⊙1기 또는 2기 -> 수술치료

⊙3기A(수술가능) -> 수술 -> 항암치료

⊙3기A(수술불가능) -> 항암치료 또는 항암과 방사선 치료 병행

-> 수술이 가능해지면 수술

⊙3기B -> 항암 및 방사선 치료


폐암의 치료방법중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술입니다.

폐암은 1~2기일때만 수술을 하고, 그 외에는 수술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현재 3기A(수술불가능)입니다.


의사는 암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수술은 힘들고 항암치료 후 효과가 좋으면

나중을 생각해 보자고 합니다. 폐암의 경우 환자의 나이가 많거나,

기본 체력이 되지 않으면 무리한 수술과 몸에 부담이 되는 항암치료 후,

면역력 저하로 급성폐렴같은 합병증이 생겨 잘못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사또한 그 부분 때문에 무리한 치료보다는 아버지의 체력을 생각하는 치료를

하자고 합니다.


아무리 좋은 치료와 좋은약도 아버지의 몸이 버티지 못하면 잘못된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선암은 전체 폐암의 약 15~35%를 차지하고 폐의 가장자리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으로 일반적으로 젊은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된다고하며

폐암의 흔한 형태 중 하나입니다.


흡연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잘 나타나며 남성보다는 주로 여성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암은 의학적으로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게 없습니다. 그러니 아버지께서 뭔가 잘못된 행동이나

습관으로 얻으신 병이 아니고 아버지 잘못이 아닙니다.


암은 병에 걸리면 곧 죽는병으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엔 병원에서도 무리한 치료를 하였고, 환자나 가족들도 병원에

무리한 치료를 요구하였습니다. 그래서 암에 의한 사망자보다, 무리한 항암제

치료 또는 무리한 수술로 인한 합병증으로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합니다.


아버지께서 유전자 검사로 치료제가 아버지께 맞는지 안맞는지 확인을 하고,

여러가지 복합적인 검사를 한것이 아버지께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병원에서도 무리한 치료보다는 환자의 체력이나 합병증을 우선적으로

생각을하고 환자에게 무리가 가지 않는 치료방법을 찾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대부분의 병원에서 그런 절차를

거친후 치료의 방향을 잡는것도 맞습니다.


암은 완전히 치료하기엔 아직도 힘든병이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암은

발견 후 곧 잘못되는 그런병은 아닙니다. 다른병처럼 관리가 가능한 병이라는걸 꼭 아셨으면 합니다.

다른병들은 관리를 위해 주사약이나 먹는약을 쓰지만, 암의 경우는 관리가

가능하지만 항암제를 써야하고 항암제는 치료효과도 있지만 다른 부작용도 있다는 점입니다.


누나와 저는 아버지께서 의지가 강하신분이고 예전에 큰 수술과 병도 이겨내셨기에

이번에도 꼭 이겨내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누나와 제가 걱정하는 부분은 아버지께서 항암치료를 체력적으로 버텨낼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함암제는 치료효과는 있지만

그에따른 부작용도 많고, 아버지께서 연세가 있으시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어지시면 폐암보다 항암제로 더 힘드신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저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아버지께서 앞으로 꼭 하셔야 하는것들

해보고 싶은것들이 항암치료로 인해 못하게 되실까봐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의사선생님과 상의는 해야하지만, 항암치료를 조금 늦춘다고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들은 아버지의 생각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폐암을 관리하기위해 아버지께 무리가 가지않는선에서 항암치료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


리가 간다면 좋은 치료방법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항암치료를 받기위해선 아버지의 의지가 중요하고 체력이 중요할거 같습니다.

체력이나 마음이 편하기 위해 혹, 공기 좋은 시골에서 몸 관리를 하시는것도

괜찬은 방법이라고 생각을하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제가 지리산쪽에

시골집으로 알아봐 드릴수도 있습니다.

저희들은 아버지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듣고, 아버지의 병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의사선생님과 상의하여 앞으로의 치료방향에 대해 생각을 같이 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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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과 함께 보기위해 제가 수집한 자료를 정리한글


우리가 인식해야 할 사실들


-아버지의 상태는 담당의사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암은 의학적으로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아버지의 잘못된 행동과 습관에 의해

생긴 병이 아니다.


-현재는 아버지가 제일 고통스럽고 힘들다.


-아버지가 나으시겠다는 의지를 중요하고, 아버지께 의지가 되드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버지께 의지가 생기지 않으면 항암효과도 대체요법도 다 필요없다. 우리가 먼저

실망하면 절대 안된다. 언제나 우리들은 희망적이어야 한다. 아버지를 바라볼때

절대 측은하게 바라봐선 안된다.


-폐암 3기A는 곧 죽을병이 아니다. 3기A의 경우 수술을 할수 있는 경우가 있고 수술을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항암효과가 좋으면 수술을 고려해볼수도 있는 병기이다.


-4기 환자들도 항암치료 및 자기관리를 통해 5년 10년 보통사람들과 똑같이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의사로부터 완치가 안된다는 사실은 들었지만, 완치가 안된다고 해서 관리가 안되는병은

아니다.


-대체요법도 좋지만, 그 효과는 정확히 밝혀진게 없고, 그런 환자들을 이용한 돈벌이 장사꾼만

득실대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막연한 기대보단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대체요법으로 많은 효과가 있었다면 이 세상에 암으로 죽는 사람은 없을것이고 병원에서도

대체요법을 시행했을 것이다. 특효약을 찾기보단 좋은음식 재료가 중요할거 같다.


-현재 암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건 항암치료와 수술요법인건 확실하다.

항암치료과 수술을 아버지가 체력적으로 버티지 못하면 그것 또한 허무한 치료방법일 뿐이다.


-아버지께는 지금까지 살아오신 삶을 정리하실 체력의 여유와 마음의 여유를 드려야 한다.

삶을 정리한다는건 죽을 준비를 할 준비가 아니라 병과 앞으로 싸울....그런 준비


-아버지께 치료포기...삶에대한 포기...이런 느낌을 드리지 않으면서 아버지가 힘들지 않고...

삶을 정리하시고 앞으로 삶에 대한 의지를 갖게 해드려야 한다. 어떻게 해드려야 할지....


-아버지의 체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항암치료를 받으시고, 정 못하시겠다고 하시면...

체력유지를 하는쪽으로 생각하고. 의사와 그에대해서 상의를 해보고 아버지께 의견을

물어...아버지가 마음편한곳 시골등에서 체력을 유지하시고 무리안가게 항암치료를

하는 방향으로...


-주변사람들의 이야기, 친인척들의 이야기에 휘둘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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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선생님과 면담시 질문사항을 놓칠까봐 정리한 쪽지


●2차 조직검사 결과가 나오기전 7월 11일 면담시 아버지 폐암 병기는 3기A이며 암덩이가 8cm정도 되어
지금까지 시행한 전이검사로 전이는 없지만 암세포가 커서 잠정적으로 4기로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
들었고, 저희는 아버지 상태가 좋지않다라는 이야기로 받아 들였습니다.


●7월1일 조직검사 결과와 7월10일 그리고 7월 14일 조직검사 결과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듣고
아버지 병기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7월 16일 OOO 병원에서 시행이 안되는 검사, 비급여 검사를 권유하셨는데 어떤 이유로 검사가
필요한지 설명을듣고 싶습니다.


●아버지께서 1차 조직검사후 폐에 물이차고, 현재도 계속 그런상태인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현재 아버지께서 2주이상 검사을 많이 했는데. 또다시 검사가 추가되고있고 앞으로의 치료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듣지 못하니 그게 제일 답답합니다.
저희는 아버지의 정확한 병기, 치료방향, 치료를 받으셨을때 생존율, 치료기간, 이런 부분을 좀더 상세히
알고 싶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전문용어를 사용하시면 알아들어야해서 용어들도 공부를 했었습니다.

하나하나 그 용어에 대해 물어볼수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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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선생님과 시간이 맞지 않아 저희 가족들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선생님께 쓴 편지입니다.


OOO 의사 선생님께


회사일로 직접 뵙지 못해, 저희 가족들의 의견을 서면으로 전달해 드리는점 이해 부탁 드립니다.

7월 31일부터 아버지 항암치료를 계획하고 있다는 말씀을 들은 후, 가족들과 상의를
해보았습니다. 항암치료가 힘든치료인데 아버지께서 현재 열이 있으시고, 폐렴까지
있으셔서 저희 가족들은 걱정입니다.


저희들은 항암치료가 시급한게 아니라면, 우선 열이 나는것과 폐렴을 최대한 잡아
아버지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항암치료를 시작했으면 합니다.


검사기간이 길어 저희 가족들이 많이 조급해하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저희 가족들도
조급해하지 않고, 아버지의 컨디션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면서 치료를 받는게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향후 치료시 저희 의견을 참고 부탁 드립니다.
저희 가족들은 의사선생님의 판단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믿고 따르겠습니다.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환자 OOO 가족일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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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이 잘 끝나고 퇴원 다시 입원을 반복하며 아버지 상태에 대해 알려드리기 위해

의사선생님께 드린 편지


아버지께서 9월초 수술 후 퇴원하시고, 집안에 잘 계시지 못하시고, 밤 낮 새벽 할거 없이
밖으로 다니셨습니다. 통증이 있을땐 마약성 진통제를 드셨는데, 병을 빨리 나으려면
운동을 열심히 해야된다고 생각하셨는지 무리하게 걸으신 후 숨이 차시고 통증이 오면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시는 걸 반복하신 거 같고, 한 주에 한 두번은 늘 다니시는 병원
에 가셔서 영양제를 습관적으로 맞으러 다니셨습니다. 그 걸 맞으시면 좀 낫다고 했습니다.


이번에 입원하기 전 날엔 진통제를 드시고 잠깐 쓰러지셨다가 일어나셔서 엉뚱한 소리를
한동안 하셨다가 괜찬아지셔서 다니던 병원에 가서 영양제를 맞고 퇴원을했는데
다음날 새벽에 몸이 안좋아 ㅇㅇㅇ병원 응급실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스스로도 예전에 비해 조금만 걸어다니면 숨이 차고 힘이드니까
실의에 많이 빠지신거 같습니다. 이 번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오시고 몸이 좀 괜찬아
졌을때 손님이 오셔서 손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이야기 소리가 커지고
약간 흥분을 하니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셨습니다. 제가 좀 쉬시라고하니 아버지께서
술마신것도 아니고 무리한것도 아닌데 몸 상태가 이렇다고 기분이 안좋다는 말을 반복
하시다 주무셨습니다.


제가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아버지곁을 지켰는데, 제가 곁에 있을때 섬망증상 몇가지
를 요약해보면, 창가에 블라인더를 보시고 안개가 많이 끼었다고 말씀하신경우가 있고
병실 바닥이 반짝반짝거리니까 바닥에 물이 많다는 말씀을 하셨고, 비어 있는 옆 침실
파란색 매트를 보시고, 저기에 웬 바닷물이 있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경우는 제가 손으로 그 물건들을 만지며 비슷하니까 그렇게 보이시는거라고 말씀드리니

대체로 이해하고 착각했는갑다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자주 여기가 병원이라는 사실을

깜빡하시는거 같고, 특히 자다가 깻을 때 병원이라는 사실을 잊는 경우가 있으신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자주 말씀하시는 것 중에 다람쥐 같은게 자꾸 왔다갔다 한다는 말씀을 몇번하셨고
이 말은 어머니께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제가 병실을 지킬때는 그런 증상들이 다람쥐만
빼고는 22일 저녁부터 듣지 못했습니다.


해가 비추는 낮 시간이 되면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면서 눈물을 많이 보이셨고, 최근에는
손님만 왔다가시면 눈물을 많이 보이십니다.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아버지께서
죽음에 대해서 조금씩 생각을 하시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몇일간의 아버지 상태를 보면, 어머니말론 가끔 돌아가신 친척분들이 왔다갔다는
말을 하신다고하고, 몇일 식탐이 생기셔서 새벽에 어머니 몰래 이 것 저 것 챙겨드신다고
합니다. 11월 30일같은 경우는 제가 아버지께 새벽에 먹으면 잠을 못 주무시니까 배고파도
좀 참으시라고 이야기 했고 아버지도 안그래도 저녁에는 안먹으려고 한다고 말씀하셨네요


어머니말론 오늘은 아버지께서 많이 안드신다고 하네요.
현재 아버지께서 현재의 상황을 잘 이해를 못하신고 계신거 같습니다.
오늘 같은 경우도 바깥에서 볼일이 있는데 병원에 이야기를 하고 저랑 같이 밖에 나갔다
오면 안되냐는 말을 하셨습니다.


제가 지금 상황에서는 밖에 나갈수도 없고, 병원에서 허락해주지 않는다고 이야기 드렸는데.

이런 문답이 벌써 여러 번 반복되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선 입버릇처럼 입맛이 없다고 하셔도 억지러라도 잘 드시는 분이고,
아버지가 기존에 드시던 약의 종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약을 예전 부터 많이 드셨고
예전에 다른분과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 약을 먹기 때문에 내가 괜찬은거다
이런 말씀을 몇번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입원하기전, 그리고 입원후에도 현재 변비에 대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거 같습니다. 하루만 변을 안봐도 안절부절 못하시는 것 같고, 변을 보려면
먹어야한다는 생각도 없지않아 있으신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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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선생님께 질문할 사항들 메모


섬망같은 경우는 마약성 진통제 때문에 생기는 사례도 있는 거 같은데
아버지께선 폐암 수술도 잘 되셨는데 꼭 복용을 해야 하나요. 아버지께서 통증을
호소하시고 못 참으시겠다고 하면 일반 진통제 처방은 안될까요?

식욕촉진제 또한 입맛이 없을뿐이지 억지러라도 잘 드시는데 꼭 드셔야 하나요?

아버지의 폐렴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완치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폐렴은 거의 괜찬아졌다고 하던데 현재 폐렴때문에 입원이 계속되는건지 섬망때문에
입원이 계속되는건지요?

폐렴에서 균이 나와서 조심하라고 하던데 계속 조심해야 하나요?

얼마전 항문 검사는 왜 한 것인지요?

섬망같은 경우는 익숙한곳이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 폐렴이 괜찬아지면 집에
계시게 하는 것이 안 나을까요?

12월 7일은 손녀 돌잔치인데 아버지께서 오실수 있겠는지요.

아버지께서 본인 스스로의 생각과 의지가 강하셔서 본인 생각 외 말을 잘 안들으시는
경향이 있는데 해선 될 것과 안될 것들을 강하게 말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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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아버지가 돌아가실줄은 꿈에도 모르고 돌아가시기 몇일전 아버지께 드린편지


아버지 아들입니다. 아버지께서 많이 힘든 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고비는 모두들 힘들다고 했는데 엄마와 정희누나 그리고
저는 의지가 강하신 아버지께서 다시 하번 이겨내실꺼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중환자실에서 일어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벌써 3번의 힘든 고비를 잘 넘기셨습니다.


그러니 마음약해지지 마시고 나을꺼라는 마음을 단단히 먹으셨으면
합니다. 아들은 아버지께서 앞으로 치료를 잘 받아 쾌차 하실꺼라
믿고 있습니다.


사람은 다른 동물과 틀리게, 몸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니 마음을 굳건히 하시고 빨리 낫겠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계셨으면 합니다.


아버지는 아직 폐렴이 다 낫지 않으셔서 호흡이 힘든 상태입니다.
숨을 못쉰다는 고통을 제가 감히 어떻게 안다 하겠습니까
하지만 아버지의 고통과 힘든점은 충분히 이해하고, 힘듬을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 "폐"가 아프다는 것은 다른병을 가진것과는 전혀틀린병입니다.
다른 병은 열심히 움직이고 운동하고 몸관리를 하면 체력이 회복되고
빠른시간내 상태가 호전되지만,


아버지께서는 폐가 안좋기 때문에 다른병을 앓았을때와 같이
빨리 나으시려고 움직이시고, 조급해하시면 "폐"에 무리가 가기때문에
아버지의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호히려 건강을 해칩니다.


폐는 공기를 보관하는 통입니다. 현재 아버지께서는 폐암수술로
공기를 보관하는 통이 작아져 있는 상태입니다. 작은통에 큰 물건을
담을 수 없듯이 아버지의 "폐" 상태도 현재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평생 힘든것이 아닙니다. 단지 작은통에 몸이 적응하는데
다른병보다 좀 더 시간이 걸릴 뿐입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현재 아버지 건강에 도움이 되지않는 움직임은 제발 그만
하시고, 마음의 안정을 찾으셨으면 합니다.


안정을 찾고, 답답해도 병원말 잘듣고 그대로 실행하면 금방
나아 집으로 갈 수 있을거예요.


건강한 사람도 흥분하면 숨이 가빠집니다. 되도록 흥분하지 않도록
아버지께서 마음을 다스려 주세요.

아버지께서는 현재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건강한 사람이 걸리지 않는 감기도 걸리고
폐렴도 쉽게 오게 됩니다.


이번에 건강을 회복하면, 손도 잘 씻고, 밥도 잘 먹고,
사람들 있는곳에는 가지말고 위생관리도 잘해서 두번 다시 병원에
오지마요. 아버지


아버지 좀 답답해도 병원에서 의사가…간호사가…하는말 잘 듣고
하라는대로 잘해서….빨리 퇴원하도록 해요.

아버지 힘내세요.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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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를 드리고 몇일후 어머니께서 급한 말씀을 하셔서 급히 병원에 갔습니다.

큰일은 아니였고 의사선생님 말을 어머니가 잘못 이해하고 전달하신겁니다.

의사선생님께 면담을 요청하여 만났는데 의사는 아버지께서 다행이 좋아지시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날 아버지께 저녁도 직접 먹여드리고 대화가 잘 안되셨는데 아버지와 지금 기억나지않는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주무시는걸 보고 늦게 집으로 왔습니다.


새벽에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가 곁에 계셨지만 연세때문에 이런저런 복잡한말에 판단이 잘 서질 안으셔서

병원에는 아버지 보호자로 제가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다급한 목소리로 아버지께서 위험하시다고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이상하게 그때 저는 냉정했던거 같아요. 저는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먼길을 가셨습니다. 이게 아직까지 마음속 깊이 남아있는 저의 마음의 짐입니다.


아버지는 주무시다가 떠나셔서 얼굴이 수척하셨지만 편안해 보이셨습니다. 

치료를 거부한 걸 잘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을겪지 않으면 모르는데...심폐소생술 , 인공호흡기는 저희가 통상적으로 아는 간단한 치료법이 아닙니다.

환자에겐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치료법입니다.


심폐소생술은 전문가가 시행해도 젊은사람도 갈비뼈가 부러지거나 장기가 손상될수 있는 치료법이며

인공호흡기는 그냥 마스크만 끼는것이 아니라 길고 두꺼운 호스를 폐까지 집어넣어 

기계로 호흡을 하는 장치입니다. 마우스피스를 같이 하는데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환자가

마우스피스를 쎄게 물어 이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어, 인공호흡기를 하면 환자를 강제로 재웁니다.


아버지께서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한번 하셨습니다. 자다가 깨었을때 그 눈빛을 잊을수 없습니다.

인공호흡기를 빼신후에 죽으면 죽었지 두번다시 안하신다 하셨지요...

의사선생님도  또 한번 그런일이 생기면 환자를 위해 안하는게 좋다 하셨습니다.

단지 의사는 그런 판단을 할 권한이 없는게 문제고...대부분의 가족은 끝까지 하는편이라 했습니다.


저도 다음에 노환의 나이가 되어 미리 유언을 작성할때 인공호흡기 및 심폐소생술은 유언으로

거부할 생각입니다. 유언으로 안남기면 가족들의 판단에 의해 가야할길 쉽게 가지도 못하겠더라구요.


이번에 제가 큰일을 겪으면서 생각한점은..부모님의 병환은 병으로 보기보다 노환으로써

인정하는 자세도 자식으로서 해야할 도리가 아닌가....이런생각 많이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작년부터 돌아가시기전까지 8개월 정도 투병하셨는데
그 마지막 8개월중....행복했던 날이 과연 몇일이나 되셨을까 이런 생각 많이 드네요.


엄청나게 긴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평생 한 두번 겪는 힘든일들은 좀 처럼 기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좀 마음이 힘들긴 하지만

다른분께 도움이 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정리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모두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앞으로 더 행복하게 살려고요^^

행복한가정을 이루기 위해 늘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