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 주천-운봉구간(1/2)

여행/지리산둘레길 2009. 8. 20. 18:14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지리산 둘레길을 가고자 하시는분은 http://www.trail.or.kr/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구하세요.



지리산 둘레길을 우연히 알게된후 다음에 한번 가보겠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이렇게 빨리 다녀올줄은 몰랐다.
2009년 8월 20일 제주올레길에서 만난 종호와함께 배낭을 꾸렸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원시로 향했다.
지리산 둘레길에대한 정보는 "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 달랑책한권 그나마 없는것 보다는 낳다.
















부산 사상에서 3시간이 걸려서 남원에 도착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주천으로 향하기위해서
1시간에 1대있다는 버스를 기다렸으나 어이없게도
버스기사님이 안간다기에 내렸더니 매표소에서는
그 버스가 맞다고한다.
1시간이 넘는 시간을 허비하고 어이없음에 당황하다
택시를타고 주천으로 향했다. 택시비는 약 7000원
제길! 진작 택시를 탈걸.


남원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언제올지 모르는 주천행 버스를 기다리며 커피를 마셨다. 5일치 식량과 텐트를 품은 배낭은
생각만 해도 오싹할뿐이다. 배낭이란걸 전혀 메어보지 못한 종호는 배낭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는 모양이다.



택시를타고 주천출발지점에 내렸다. 택시기사님이 지리산 칡냉면집이 여기 근처에서 유명한 집이라고 하셔서
망설이지 않고 냉명을 먹어보았다. 지리산 둘레길에서의 첫 외식이자 마지막 외식이었지싶다.
한그릇에 5천원하는 냉면은 맛있었다. 주천에서 출발하시는분은 한번 드셔보고 가시길...



냉면으로 배를 채우고 출발지점에서 사이좋게 종호랑 사진을 찍었다. 이제부터 고생시작이라는 마음이 앞섰고
배낭무게를 새삼스레 의식하기 시작했다. 하늘은 흐렸으며 당장이라도 비가올듯했지만 비야~ 너만 내리지 않는다면
오늘은 정말 걷기 좋은날씨이다.



지리산 산허리로흐르는 개울가는 맑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시작부터 졸졸거리는 개울가의 소리를들으니 발걸음이
가벼웠다. 초입부터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를따라 한참을 걸었으나 하늘이 흐렸고 시원한 물줄기가 있어서
걸을만 했다. 



출발전부터 예상은 했었지만  지리산 둘레길은 사방을 둘러보아도 산이고 푸르른 벼들뿐이었으나 평소 산을 찾았던
나로서는 익숙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제주올레에서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보고온 종호는 바뀌지않는 풍광에 다소
지루함이 느껴진다고 한다. 제주올레를 걸을때는 하루종일 파도소리와 새소리가 내 귓속을 맴돌았지만 여기에서는
지리산 허리를 굽어흐르는 강물과 계곡과 푸른 풀냄새가 나와 함께했다.



지리산 둘레길의 표지는 검은 화살표와 빨간화살표가 도로바닥에 표시되어 있었고, 갈림길에는 나무표시판이 우뚝
서있었다. 제주올레는 역방향 표시가 없지만 지리산 둘레길은 순방향과 역방향이 함께  표기되어 있어서 길찾기가
용이했다. 제주올레길을 개척한 서명숙님의 말을 빌리자면 지리산 둘레길에 예쁘게 박혀있는 나무 길표식이 부럽다고
하셨다. 제주도에는 거센 태풍과 바람을 견뎌낼 제간이 없기에...



지리산 둘레길은 등산로를 동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았으나 곧 알게되었고 지겹도록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내내 자~알 알수 있었다. 200고지부터 800고지를 넘나드는 산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많이도 한거같다.
주천에서 운봉구간중 오르막코스가 제법 가파르게 연이어 이어졌는데 지리산 둘레길을 즐기고 싶으신분은
운봉에서 주천방향으로 걸으시길 바란다. 우리는 주천에서 길이열린 수철까지 한번에 가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주천에서 출발할수밖에 없었고, 무거운 배낭에 깩!소리가 절로 나오는 코스였다.



깩!깩! 거리며 마지막 고개를 넘어서니 비교적 편한길이 나왔다. 그동안 스틱은 배낭에 장식용으로 달고 다녔는데
힘들어서 꺼내어 들었다. 미리미리 좀 챙겨서 손에 잡을걸...
종호가 말한다. 형님 여기 올라오는데 정말 욕나오던데요!



여기를 길이라고 해야할지 등산로라고 해야할지 헤깔리지만 길옆에 졸졸 흐르는 작은 계곡물은 보기만해도 시원해
보였다. 맑어보여서 생각없이 이물을 벌컥벌칵 마시니 종호가 옆에서 말린다. 설사할거란다.
걱정많은놈...이물이 걱정되면 어디서 무슨물을 먹으란 말이냐!! 나는 그말에 아랑곳않고 물한병을 다비워 마시고
다시 그 물통에 물을채워 길을따라 걸었다. 



산을내려오니 저만치에 회덕마을입구에 커다란 나무를품은 쉼터가 나왔다.
햇살이 따가운날도 저나무아래는 시원한 바람이 솔솔불거 같은 느낌이었고 나무 옆 개울에는 시원한 계곡물이
졸졸 흘러내렸다.



산을하나 넘으며 온몸을 땀으로 목욕을한 종호가 개울가를 쳐다보며 흐뭇한 웃음을 흘리며 물에 뛰어들고싶다며
속삭인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갈길이 멀단다. 일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