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만든 길 제주올레 14코스(1/2)

여행/제주올레트레킹 2009. 9. 15. 19:11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9월 15일 혼자 제주도로 떠났다. 이런저런 갑갑하고

답답한 생각들을 올레길위에 놓고오고 싶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채 혼자 걷고 싶었다.

마침 26일날 제주올레 14코스 개장식도 열린다고하니

그 길위에 나를 놓으면 딱 되겠다 싶었고

전에 가보지 못했던곳을 혼자 돌아다니고 싶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비행기에 몸을 실어 오전 8시가

지나서 제주도에 도착했다.

.

14코스를 위해 버스터미널에 자주오지않는 저지리행

버스를타고 저지리에 도착했다.







저지리 마을에 도착하니 예전에 조카와 왔었던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놈참...빵 잘먹던데...
마을회관 뒷쪽으로 저지오름이 혼자솟아 너 여기 다시 안오냐? 하는듯 날 쳐다본다. 안간다 이놈아!!

마을회관에 배낭을 잠시내려두고 14코스올레 표식을 이리저리 찾아보았다. 아뿔사!! 없다!!
없다없어없다...............없었다.
9일만있으면 개장인데 아직표시가 없었다. 제주올레에 전활 걸어물어보았다. 아직 없단다.
한순간 혼자 멍해질수밖에 없었다. 나 어떻게 해야되지.... 목표가 사라졌다.




혼자 저지리에 정자에 앉아 한참동안이나 넉놓고 있었다.

앉아서 담배를 몇개나 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성격에 이대로 물러설순 없다.

올레표시만 믿고온지라 내손엔 제주도 지도한장이 없다.

그래도 여기서 버스를 이용해 떠나기 싫었다.

저지마을에 세워진 지도를 한참동안 바라왔지만

바다가 어느쪽인지 감이 안온다.

일단 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저지문화예술인마을쪽 표지판이

있다. 저지라는 말은 모르겠지만 언제인가 예술인마을

이란건 들은적이 있다. 어짜피 파란화살표도 날 버렸고,

그냥 걷기로 했다. 예술인마을쪽으로...








예술인마을에 도착하기전 방림원이란곳이 먼저 나왔다. 앞에서 두리번거려보니 야생식물 전시관인듯 했다.
그래 어짜피 갈곳도 없다. 망설임없이 5천원의 입장료를 주고 방림원에 방문했다.
생각보다 훨씬 볼게 많았던 방림원 정말 잘 들렀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지나쳤다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방림원의 풍경을 많이 찍었지만 방림원은 따로 소개하겠다.



방림원 화원내에 쇠똥구리 청성상



방림원에 1시간넘게 쳐박혀 있다가 뿌듯한 기분으로 방림원을 나와서 저지예술인마을로 향했다.
예술인마을 입구에 무얼 상징하는지 내 감성으론 이해하지못할 조형물이 우뚝 서있었고 그앞으론 제주 미술관 분관이
있었다. 딱히 갈곳없는나는 눈에 보이는건 다 들어갔다.



분관에는 박광진님의 갤러리가 전시되고 있었다. 관람은 무료, 제주의 오름 바람풍경 자연의 소리가 그 주제인듯했다.
다른 그림들은 별로 내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이 사진 오름이란 제목의 그림은 한눈에 내눈을 사로잡았다.
사진촬영금지지만...이사진은 나중에도 보고싶어서...살짝 찍었다...죄송합니다. 



제주현대미술관 본관에서는 한국만화 100년이란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물론 아무생각없이 들어갔다.
우리나라 만화 100년의 역사와 어렸을쩍 즐겨봤던 주간만화와 캐릭터들을 보니 새삼 어릴적이 그리웠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저지예술인 마을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미술관 앞마당에는 이런저런 조형물이 보기좋게 서있었다. 잔디밭을 이리저리 거닐기 좋은곳이라고 생각했다.
현대미술관은 저지예술인마을과 붙어있다. 예술인마을안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는데 예술인 집마다 입구에
자신을 표현하는 현판이 있어 신선했던거 같다. 집이 이쁘고 자연이 이뻐서 예술인 마을의 한집으로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들어가도되나?라는 생각에 안쪽까지 발걸음을 옮기진 못했고 예술인마을 올레?길만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예술인 마을안쪽의 올레?길도 이쁘게 잘 정비되어 있어 거닐기 좋은곳이다. 



예술인 마을을 나와서 조금? 걷다보면 저지마을 녹색체험공원입구가 나온다. 자세히 살펴보면 볼수 있다.
아래가 그 공원입구다. 놓칠뻔하다가 그 입구가 이쁘게 보여 잠시 발을 들여놓았다. 이 짧은 공원길의 일부분은
웬지 11코스 곶자왈을 잠시 생각하게 했다.  공원을 관통하여 지나가면 넓은 잔디운동장 뒷편으로
저지오름이 우뚝 솟아있는것을 확인할수 있다. 저지오름에서 바로 이쪽으로 오는길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이쪽부터 되짚어 저지오름쪽으로 가볼려다가 그냥 왔던길을 되돌아 나왔다.



저지마을 녹색체험공원입구쪽에 길이 교차하는곳에 나무한그루가 놓여있다.
여기서부터 나의 진짜고민은 시작되었다. 갈곳도 없는 나이지만 중산간으로 갈수는 없는노릇.
그래도 한림쪽으로 목표는 잡고 있었다. 이럴땐 이런생각이 난다. 에라이~~ 가보자!
저나무와 만나는 작은 소로로 나의 발걸음을 옮겼다.



일단 발길을 옮기고 나니 내눈에 너무 익숙한 풍경들이 왕왕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런풍경속을 걷다보니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가야하는지 걱정따위는 잠시 잊었다.
길을 따라걷다보니 흰둥이 강아지들이 마을앞에서 낮선 나를 경계하며 짖어댄다. 어떤 할아버지가 시끄러웠는지
문밖으로 고개를 내미시길래 기회다 싶어서 할아버지께 이길을 따라가면 바당이 나오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이쪽길로 왜가 볼거없어 저기 뒷쪽에 예술인마을이나 가봐하신다. 난 보고왔노라면
재차 물어보니 이쪽길로 쭉 따라가면 바당하고 만날수 있다고 하신다. 어디바당인진 몰라도 해안가가 나오면
난 천하무적!!!




할아버지를 만난후 마음편한 발걸음으로 그 길을따라

한참을 걸었으니 큰길과 만났다. 월림동2길

아까부터 걸으며 눈에 거슬리던 오름이 하나보였는데

일단 그 오름을 올라보고 싶었다.

큰길과 만나니 요리뛰고 저리뛰어보아도

좀처럼 보였던 그 오름은 어디인지 보이지 않는다






큰길에 서서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저기 멀리에 트럭한대가 서있고 아저씨 한분이 비료를 밭으로 나르신다.
이 기회를 놓칠쏘나~ 아저씨게 보이지도 않는 오름을 물어보니 아 거기 망오름보단 저기 저지오름에 가보지하신다.
갔다오는길이에요라고 말하니 친절하게 약도까지 그려주시면서 열심히 설명해주신다.
그 아저씨덕에 다시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아저씨가 말해준대로 걸어가니 사거리가 보이면서 월림리 마을이 나왔다.
오랜만에 슈퍼도 보여서 거기서 캔맥주 큰걸하나 사면서 주인아저씨꼐 다시한번 망오름길을 물었다.
햇살은 따가웠고 나는 그 슈퍼 앞 도로에 배낭을 놓고 주저앉아 시원하게 목젖을 축였다. 캬~ 죽인다!



사거리엔 월림리의 유래에대해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