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에서 살고싶다

사람들은 자연의 품을 그리워 하는 존재인거 같다.
원래부터 자연에서 뒹굴었던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화장실이 불편해서 잠자리가 불편해서 벌레들이 싫어서라고 자연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지만
막상 그 사람들도 그 불편함뒤에 그때가 행복한 추억이란걸 대부분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머릿속은 항상 뒤엉켜 있고 복잡하지만 사람의 일상이란건 정말 단순한거 같다.
학교와 HOUSE만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회사와 HOUSE만 반복하다가 MONEY란것에 몰두하다보면
주말에 방구석 저멀리 박혀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라고 되뇌어보고
참 재 미 없 다. 라는 결론만 내리는 일상

그런 생각을 한번씩 들때쯤 어릴적, 그리고 고등학교때 또는 저멀리 옛날까지 기억은 점점 퇴보하여
부모님과 물속에서 뛰어놀던, 친구들과 계곡이나 바닷가에서 서로 물먹이던, 시골에서 할머니가
맨발로 반겨주시던 그품과  그때가 더욱 행복했던 기억으로 가슴속에 파고든다.
 
그러나 그건 추억일뿐 섣불리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상에 변화를 주는것조차 힘이든다.
그리고 서서히 지쳐간다. 나만 그랬던 것일까?

회사에서 일상에서 나혼자만 나만 그렇게 지쳐갔던 것일까 나만 그렇게 힘이들었던걸까
작년초쯤엔 더 이상 잃을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나보나 미래도 없었고 MONEY를 모아도
어디다 쓸곳도 없었고 그래서 그냥 회사를 관뒀다. 일본도 다녀오고 전라도 여행도하고
지리산 종주도하며 나름대로 행복했던 시간들이 조금씩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두려움.

지금까지 모은돈이 조금씩 빠져나간다는 두려움은 상상이상으로 컷었던거 같다.
그 두려움은 시간이 갈수록 날 덮쳐왔고 자연스럽게 그냥 일을 해야되겠다라는 생각만 커져갈즈음

나는 내 평생에 처음으로 제주도길에 올랐다.

그곳에서 내가 만난 제주도는 관광지의 이미지가 아닌 자연으로서 그 모습으로 조금씩 다가왔다.
오름의 작은 그 높이에서 내 가슴으로 날아드는 그 풍경은 충격이었고
해안선을 따라 아기자기하게 펼쳐진 올레길은 내 걸음이 멈추길 바라지 않는듯 했다.
나는 처음으로 어느곳에서 평생 살고싶다라고 생각했다 바로 제주도에서.

제주도의 시골길에서 만난 할아버지에게 담배를 빌려드리고 받은 넉넉한 인심의 하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인사를 건냈을때 하얀이빨 가득 웃으시던 참 푸근한 인상의 그 모습
제주의 산길에서 제주의 해안가에서 뽈따구를 사정없이 때리는 빗물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걸음을
재촉할때 세상을 통달한것처럼 느껴지는 마음편안함.

그 두려움.
MONEY의 그 두려움은 그곳에서 어느새 떨쳐져 있었다.

사람은...아니 나는 자연에서 살고 싶어졌다.

술집에서 술마시고 아파트 관리비에 월세내고 영화도보고 연극도보고 대형마트를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일해 번돈을 그 만큼의 소비가 따라주는 이곳. 아파트가 즐비하고 쇳가루가 날리는 공장보다
네온싸인이 별빛을 가리는 이곳에서 쪼들리기보단 MONEY 좀 못 벌어도 생활이 좀 불편해도
조금만 한숨을 돌리면 녹색빛깔이 나를 감싸는곳. 밤이되면 인위적인 불빛과 집집마다의 불빛에
환해지는것보다 하늘의 높은 별과 달이 더 반짝이는 곳에서 조금 불편하고 몸은 힘들어도 마음만은
편하게 살고 싶다.

미래에 생길 내 아이는
시멘트 바닥이 넘실되는 곳에서 영어공부를 시키기보단 또래의 동네 아이들과 넓은 들판에서
뛰어놀고 더 넓은 바다에서 물놀이하며 그 작은 애기손으로 낚시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 나와 같은생각으로 나의 곁을 지켜주는 그 사람이 있어서 행복하다.

그것은 생각만으로도 내 인생에 가장 즐거운 일이며 가장 즐거운 내 인생의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