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오늘 퇴원하셨습니다.

개인적인것/소중한사람들 2014. 8. 28. 21:16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입원날짜 6월 30일

입원후 건 2달만에 아버지께서 오늘 퇴원하셨습니다.

제법 긴 기간을 입원하셨고...이리저리 돌아갈일이 많았지만, 좋은결과를 가지고 퇴원합니다.

걱정해주신 까페 여러분 감사드립니다....저도 두달동안 거의 정신이 딴데 가있었는데

이제 정신좀....챙겨 봐야겠습니다.

 

오늘 퇴원수속밟는다고 하루가 휘이~ 지나가고,

아버지께서 폐암진단이후 그동안의 경과를 간략히 정리해 놓으면 다른분께 도움이 될꺼 같아서

정리해보았습니다. 이 글이 다른분께 쓰임새가 없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건강하세요.

 

(1)동네병원에서 CT촬영 이상징후로 6월 25일 종합병원 호흡기내과에 내방

 

(2)6월 30일 CT촬영후 입원(아버지의 몸상태는 괜찬으셨음) -> 하엽부 악성신생물이 8cm정도로 매우 크다고 함

 

(3)7월 1일 바늘로 찌르는 조직검사 시행 -> 악성신생물 내부에 괴사되어 있는 상태에서 바늘로 찔러

    그 이후 폐에 물이차는 증상과 밤마다 고열에 시달리심...체력 급격히 저하. 폐렴까지 합세함.

*제가 찾다보니 다른분도 저희 아버지와 비슷한 경우를 격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만약 악성신생물이 매우 크다면 조직검사전 내부 괴사를 의심해보세요. 이것떄문에 너무 고생했습니다.

 

(4)7월 3일 조직검사 결과가 나왔으나, 괴사된 조직이 대부분이라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음

 

(5)폐렴과 고열 그리고...폐에 물이차는걸 잡기 위해 여러가지 항생제를 투여했으나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않음

 

(6)7월 10일 2차 조직검사를 시행, 7월 14일 조직검사상 "선암"으로 결과가 나옴

 

(7)2차 조직검사시에도 뭔가 결과가 미흡했는지...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다시 내시경 검사를 2차례

    시행하여 기관지를 막고 있는 용종을 여러게 제거...그리고 조직검사...

    그 이후 아버지께서 호흡이 편해졌다고 하심(하지만 처음에 입원하실때는 호흡은 괜찬으셨음ㅠㅠ)

    하지만 고열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폐에 물이 계속 차는상태

 

(8)조직검사상 "선암"으로 결과가 나와서 전이 여부를 알기위해 뇌전이, PET CT, 뼈전이 검사 등등등

    여러 검사를 시행함....기본적 절차지만....옆에서 보기엔....방사능...노출이 너무 심한거 같음ㅠㅠ

 

(9)검사결과 다행이 전이는 없다고 결과가 나옴(다행), 그러나 의사선생님은 악성신생물이 매우크고

    오래된걸로 보이기 때문에 병기는 3기a로 보인다고 하시면서 가족들은 검사결과에만 나오지 않을뿐 

    잠정적 4기까지 생각을 해야한다고 겁주심 ㅠㅠ

    아버지께선 연세(43년생)도 있으시고, 11년전 식도암 수술 및 항암치료로 실제나이보다 더 들어보이시기

    때문에...우선 수술보단, 항암치료로 악성신생물의 사이즈를 줄이고나서 수술을 생각해보자고 하심

 

(10)우선 항암이 편한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기위해 유전자 검사를 시행했으나...음성....

      완전 실망......

 

(11)이런와중에도 아버지의 고열...폐에 물차는것...잡히지 않음...너무 오래 잡히지 않으니 의사선생님께

     정중히 항의했음. 의사선생님이 좋은 항암제는 이것저것 다 써보는데도 안잡혀서 자기도 미치겠다고

     말씀하심....말속에 고심의 흔적이 보이심

 

(12)의사 선생님께선 고열등...현상이 악성신생물이 원인이라 판단하신듯...고열이 있어도 항암을 우선

     시작하자고 하심.......이리저리 알아보니...폐렴과 고열이 있을때는 항암은 절대 안된다는

     이야기와....사촌누나(암병동 간호사출신)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의사선생님께

     고열하고 폐렴이 잡히지 않으면 항암치료는 안하겠다고 했음.

 

(13)그와중에 의사선생님이 내시경 초음파 검사를 제안(림프절 전이검사,비급여 150만원)

      그때는 이 검사를 해야 나중에 항암제를 쓸때 의료보험이 된다고만 해서 검사하자고 했는데..

      뒤에 이것저것 제가 따져보니...여러 검사에서 전이가 되지 않은것으로 나오나, 의사 판단으로는 전이가

      의심되었고, 무리하게 수술했을때 전이로 결과가 나오면 서로 안좋으니...마지막으로 림프절 전이검사를 

      하신것 같습니다. -> 의사선생님도 아버지의 지금 증상이 수술을 해야 괜찬아 질껄로 판단을 하신거 같고

      수술을 하려니 마지막 확인 작업이셨던거 같아요...그리고 이검사를 해야 항암제가 의료보험이 된다는

      말은....림프절검사로 전이가 확인되어...병기가 4기가 되면....의료보험이 되는 항암제가 늘어나니까요...

      의사선생님은...일일이 하나하나 설명 해주시진 않네요....그래서 공부가 필요한거 같습니다. 

 

(14)내시경 림프절 검사를 시행하고 몇일 지나지 않은 8월 3일 한달동안 검사만 하고...아버지 상태는

      악화만 되는 상태에서, 호흡기내과 당담선생님이 갑자기 8월 4일 흉부외과 선생님과의 만남을 주선

      해주셨습니다. 아버지 상태가 전혀 호전되지 않아...흉부외과 선생님과 협진을 했는데

      흉부외과 선생님이 위험부담은 있지만...수술이 가능할거 같다고 했답니다...

      수술은 힘들다고 했는데.....8월 4일 흉부외과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흉부외과 선생님을 오전에 일찍

      만났는데....대뜸.....오늘 오후라도 당장 수술하자고 합니다....호흡기내과에서 좀더 일찍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데 호흡기 내과는 이런 경우를 잘 모를수도 있다고...이런경우는 수술을 하지 않으면

      상태가 절대 호전되지 않는다고...아버지 체력이 되실때 당장수술을 하자고 해서...아버지께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니 다음날 아침에 수술하기로 했습니다. 휴....이 때 저의 심정을 모두 아시겠지요?

      내가 흉부외과로 처음 찾아갔어야 하는데...호흡기내과를 가서...아버지를 고생시켰구나...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흉부외과 선생님도....전이를 의심하시는듯 완치의 목적이 아닌

      폐렴과 고열을 잡기위한 수술이라고 하셨습니다.

 

(15)8월 5일 수술이 잘끝났습니다. 악성신생물이 컸으나...하엽부만 절제하는걸로 다행이 잘 되었습니다.

      한가지 폐가 너무 오염이 되있어서 세척...하는데 2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일찍 수술하셨어야 하는데...

  

(16)아버지께서는 빠른 회복을 보이셨습니다. 중환자실에서 2일만에 일반병실로 옮기셨습니다.

     수술후 그렇게 잡히지 않던 고열과...폐에 물차는것...모두 다 잡혔구요.

     하지만 연세가 있으셔서 호흡이 많이 안좋으셔서 그걸 관리한다고 오늘까지 입원해 계셨습니다.

 

(17)아버지께선 상태가 많이 좋아지셨고, 의사선생님이 퇴원을 권유해서 8월 27일 의사선생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면담때 의사선생님이 아버지 수술결과 림프절 전이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술후 확정병기.....2기라고 했습니다.......눈물이 날꺼 같았습니다....너무 먼길을 돌아왔죠

 

 

(18)의사선생님께선 수술후 한달정도후에 2기라도 항암을 하는게 원칙이나

     아버지꼐서 현재 호흡도 안좋으시고 연세가 있으시기 때문에 앞으로 재발을 할지 안할지도 모르는

     것때문에 무리하게 항암치료를 시행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아버지께서 무리하지 않고 잘 관리하시면 괜찬을거 같다고....

 

오늘 2달만에 아버지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멀리 집이 보일때 환히 웃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빤쭈만 입으시고 큰방에 누우시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이렇게 아버지께서는 시간이 오래걸리고 많이 돌아왔지만, 좋은결과를 가지고 퇴원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행운이 따랐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환자분들도 행운이 따르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뽑아 왔는데, 돈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았거든요.

부모님은 모으신돈이 없으시고. 아버지께선 11년전 식도암투병으로 보험도 없으시고...

저도 혼자벌어 와이프와 토끼같은 자식 먹여살리느라 바빠서....두달동안 돈 걱정에 시달렸습니다.

돈의 종류는 무척많지요.........차살돈 집살돈.....등등....하지만 그 중에 병원갈돈은....무조건 있고봐야

할거 같습니다...

 

아버지께선 위와 같이 진료를 받으셨고...처음부터 5인실 의료보험 되는 병실에 계셨습니다.

2014년 6월 30일 ~ 2014년 8월 28일까지...진료비 내역이며, 아버지꼐선 의료보험 특례 적용되어

5%본인부담 적용된 금액입니다...보통 겪지 않으면 얼마정도가 있어야 하는지 모르잔아요...

간략하게 적어드리오니...참고하세요...본인부담금 5%인데도 진료비가 어마어마합니다.

 

*총진료비 : 3,438,643원

*급여총금액 : 23,872,927원

*청구금액 : 22,340,707원

*급여 본인부담금 : 1,532,220원

*전액  본인부담금 : 1,209,638원

*비금여금액 : 3,806,288원

*선택진료비 : 1,549,790원

*본인부담금 : 8,097,936원 <-- 2달동안 실제 병원비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의료보험은 정말 좋은 제도인거 같습니다.

그리고...1950년대는 평생을 살면서 20명중에 1명이 암에 걸렸다고 합니다.

하지만...지금은 3명중 1명이 암에 걸린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3명중 한명은 평생동안 암 치료비로 최소 3천만원 이상을 쓴다는거죠.....

시장이 너무크네요.... 이 부분 공부해볼 필요가 있을거 같아요...

 

모두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