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11코스 일곱째날(2/3) - 무조건 떠난 제주 걷기 여행

여행/제주올레트레킹 2009. 7. 5. 22:17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모슬봉이 얼마 안남은거 같은데 밥먹을곳을 찾지 못했다. 나의 만고진리의 법칙 배고프면 못 걷는다.
올레상점이라고 친근하게 적힌 이곳에서 급하데로 빵이랑 우유를 사서 고픈배를 채우기로 했다.
이상한개 도시에서 파는 한개들어있는 빵이 없어서 혼자먹기 버거운 빵이라도 샀다. 우유 1개로는 모자라서
우유를 또 1개를 사서 혼자 거뜬히 다 먹어 치웠다. 캬~ 이제 가자

안개가 아직 가시질 않아서 그런지 숲속으로 들어오니 약간 으슥해졌다.

이때까지는 잘 몰랐지만 모슬봉은 제주도내에서 가장큰 공동묘지라는 사실.
별로 겁대가리 같은건 없는 이몸이지만 무덤위를 안개가 타고 넘어가는 꼴을 나홀로 계속보고 있자니
약간 스산한 기분이 들었다. 이럴때 간절히 생각 나는건...그 많은 올레꾼 다 어디갔어!

정상 부근에 도착하니 어떤 시설 같은게 있어서 정상으로 접근을 못하게 막아 놓았다. 거친 풀들사이에 숨겨진
가시풀들때문에 안그래도 신경이 조금 예민했었는데 막아놓은 철조망을 보니 짜증이 확~ 나버렸다.
안개가 자욱하여 아래로 내려다 보는 풍경이 새하얗기만 했던것도 내 짜증에 한몫하긴 했지만...

모슬봉을 내려가던중에 지나가기 성가셨던 풀숲을 지나 포장도로가 나오자 편안한 마음에 잠깐 누워서 하늘을 보았다.
아래로는 모슬봉 공동묘지 휴계실 건물이 보였다. 이곳에서 상을 치르는가 보다. 

모슬봉을 내려와 한참을 걸은후에 정난주 마리아묘에 도착했다. 올레길에서 살짝 벗어나 조금 걸어야 볼수 있는곳
이긴 하지만 나의 종교와는 전혀 무관하지만 웬지 잠깐 들러보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옮겼다.
사람이 없어 썰렁한 이곳에서 등산화를 벗고 혼자 맨발로 이곳 저곳을 걸어 다녔다. 깨끗하게 잘 가꾸어져 있었고
화장실도 따로 갖추고 있었다. 이곳 의자에서 한참을 발의 휴식을 취했다가 걸음을 옮겼다. 

정난주 마리아묘를 지나 한참을 걷다가 뒤돌아보니 안개가 조금은 걷히어 내가 올랐던 모슬봉이 저 멀리 보였다.
안개야! 조금만 빨리 걷히지 그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