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11코스 일곱째날(3/3) - 무조건 떠난 제주 걷기 여행

11코스 80%의 포장도로를 헤치고 나와서 드디어 곶자왈길 입구에 도착했다.

한낮인데도 곶자왈에선 카메라가 플래쉬가 터진다.

수풀이 울창해서 좋지만 혼자 걷기엔 조금 무서운 길일지도 모르겠다.

스산한 풀숲을 해치면 환하게 맞아주는 잔디밭을 보는 재미도 일품이다.

곶자왈을 조금 걷다보면 넓게 펼쳐진 풀밭이 나온다. 좁은 풀숲을 헤치고 나온터라 이 광경은 말로 표현할수 없을만큼
아름답다. 풀밭을 중심으로 병품처럼 펼쳐진 산들... 이곳에서 돗자리를 펴고 가족들과 야유회를 즐기는 상상이
나도 모르게 절로 들었다.

11코스 80% 아스팔트 및 포장도로의 막바지에 우뚝선 곶자왈, 올레꾼들은 아시겠지만 포장도로를 걷는다는것
그 자체만으로 조금의 짜증을 동반하는것은 굳이 이유를 들지 않아도 전부 아시리라 생각한다. 기나긴 11코스
약간의 짜증이 동반되었지만 곶자왈을 보는 순간 한여름에 눈이 녹듯 모든 불만은 가벼이 사라져 버렸다.

곳자왈을 지나서 내려오니 잉어 양식장이 나왔다. 양식장이니 낚시및 어쩌구 저쩌구 금지 라는 팻말을 보았다.

11코스 종점에 우뚝선 나. 올레길을 걸으면서 12코스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가 가진 안내책자엔 11코스가
종점이었고 이 안내 책자 하나만 믿고 무턱대고 온 초행 제주도길 12코스가 있던말던 11코스 종착역에 도착한
내 자신이 기분이 너무 좋았다. 문득 이곳에서 하룻밤을 더 자고 12코스를 향할까 생각을 해봤지만 내몸이 너무
지쳐있는것 같았고 4코스에서 만난 옥이 누나의 말처럼 그리고 내가 옥이 누나에게 말했었던...누나 11코스까지만
끝내고 갈께요!! 말을 동무 삼아 2코스 혼인지에 위치해 있는 둥지황토마을로 향하기로 했다.

생태문화학교의 전경

12코스 출발 화이팅~ 이라는 현수막을 무시하고 나는 둥지활토마을로 향했다.
그러나 12코스를 돌게 될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었지만...12코스를 돌고 막 생긴 13코스는 미래를 위하여 억지로
남기고 제주도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