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12코스 여덟째날(1/3) - 무조건 떠난 제주 걷기 여행

여행/제주올레트레킹 2009. 7. 7. 15:33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코스 경로(총 17.6km, 5~6시간)

무릉2리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 - 평지교회 - 신도연못 - 녹낭봉 - (구)신도초교 - 고인돌 - 도원횟집 - 신도 앞 바다 - 수월봉 - 엉알길 - 자구내포구 - 당산봉 - 생이기정 바당길 - 용수포구(절부암)


둥지황토마을에서 몇일을 쉬며 한라산도 다녀오고 이리저기 구경도 다니다가 드디어 12코스에 접어들었다.
12코스까지 합치면 8일차 올레길. 2코스쯤에 있는 둥지황토마을 게스트하우스에서 여기까지는 제법 먼거리지만
딱히 근처에 숙소를 구하고 싶진 않았다. 새벽같이 둥지에서 출발하려고 했지만 게으름을 피우도 피우고 모슬포항에서
종호가 맛있는 밀면냉면집이 있다고해서 거기에서 점심도 맛있게 먹고 모슬포에서 생태학교까지 8천원의 택시요금을
내고 생태학교에서 12시가 넘어서야 12코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시작부터 날씨가 심상치가 않다. 안개가 자욱하여 코스중에 있는 봉우리에 올라도 아무런 경치도 볼수 없을것만같다.
초입부를 걷다보니 넓게 펼쳐진 논밭길이 펼쳐져 흡사 11코스를 다시 걷는 느낌이 들었다.
점심을 면종류로 먹은 탓인지 금새 배가고파졌다 모슬포에서 산 김밥한줄을 종호가 먼저 꺼내든다.
나도 쉴곳이 나오면 먹으려고 했으나 종호가 먹는것을보니 배가고파져 김밥을 꺼내 물었다.
절반쯤먹자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금새 몰아칠거 같아서 김밥을 입에물고 재빠른 동작으로 레인카바를 씌웠으나
종호떄문에 알았지만 레인카바를 거꿀로 씌워 버렸다. 머 어때 배낭에 비만 안맞으면되지!
김밥을 입에물고 좀 급하긴 했나보다. 시원한 빗줄기를 맞으며 걸으니 기분이 더 좋았다.

신도연못이라는 올레간판이 보였다. 연못이라고 하기엔 물이 너무 없어 보였지만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으면
경치가 나름 좋은곳이다.

마을올레가 끝나고 봉우리를 넘고 도원횟집이 있는곳부터 바당길을 걷게 되었다. 특이한 바위들의 모습에 한번
시선을 빼앗기고 나를 잡아 삼킬듯이 쫒아오는 파도의 모습에 또 한번 시선을 뻇겨 버렸다. 거친 물살은 무서우면서도
장엄한 광경을 연출했다.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곳과 맞다은곳에 파도와 전혀 상관없다는듯 평온한 연못형태의 넓은 웅덩이가 나왔다.
파도가 없는 잔잔한 물결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으며 몸을 담그고 수영하면 딱 좋겠다는 생각들었다.
웅덩이라고 표현했지만 물이 제법 깊어 보였다.

거친파도와 해안가의 바위가 서로 어울려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을 사진에 잡기는 어려웠으나 이곳에서 파도를 보며
1시간 가량을 움직일줄 몰랐다. 너무 멋졌다. 그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사진찍는데 별 관심이 없어 보였던 종호가 웬일인지 사진찍기에 정신이 없다.

멍하니 바다를 쳐다보는 영민이.
12코스를 걸으면서 제일 고생이 심하지 않았나싶다. 종호와 내가 걸음걸이가 빨라서 뒤에서 묵묵히 따라오긴하던데
12코스 18KM정도를 4시간만에 돌았으니 정말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긴했다. 그래도 걸음을 늦추지 않은
나와 종호가 독했던 걸까 ㅋㅋ 나중에 영민이 한테 들은 이야기지만 오빠들한테 지지않겠다라며 이 악물고 쫒아 
왔단다. 우린 영민이 제법 잘걷네 하며 계속 걸어갔을뿐이고. 험한 돌길에서 4발로 잘 따라오길래 잘오네~
라고 생각했을뿐이고....영민이 왈.... 경상도 남자 잊지않겠다...잊지않겠다.....라고... 

종호보고 사진을 찍어진다고 했다. 거친파도가 치는 순간의 찰라에...그러나...파도는 오지 않았다.

시원한 바다와 함께 셀카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