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제주올레 14코스 (1/2)

여행/제주올레트레킹 2009. 9. 25. 22:29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총 19.3km, 6~7시간

저지마을회관 - 저지밭길(540m) - 나눔허브제약입구(1.53km) - 나눔허브제약 쉼터(2.0km) - 저지잣길(2.3km) - 큰소낭 숲길(2.6km) - 삼거리(3.67km - 오시록헌 농로(4.2km) - 월림잣길(4.9km) - 굴렁진 숲길(5.4km) – 야자나무 삼거리(5.7km) - 선인장밭 숲길(6.1km) - 무명천 산책길1(6.5km) - 월령숲길(6.9km ) -무명천 산책길2(7.4km) – 무명천 산책길3(8.3km) - 월령해안 입구(9.5km) - 월령포구(10.2km) - 금능등대(12.0km) - 금능포구(12.7km) - 금능해수욕장(13.2km) - 협재해수욕장14.1km) - 협재포구(15km) - 옹포포구(16.1km) - 국립폐류육종센터(17.4km) - 한림항 비양도 도항선 선착장(19.3km)


제주올레 14코스를 3번째 도전을한다. 오늘도 개통전이지만 어제 나름대로 길을 거의 찾아놓았다.
까짓! 저지리에 표시가 없다하더라도 길을 찾을 자신은 있었다. 삼세판이라고 했던가 그래 세판쨰는 나의 승리라는걸
나는 알수 있었다. 저지리로 다시가는 나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찾아주마!
그렇게 저지리에 도착했다. 그러나 밀려오는 허탈감...불과하루전이였는데.... 없던화살표가 생겨있었다.
어제 저지리쪽에 끊겨있던 화살표를 이은거 같았다. 급 허탈해진다. 그냥 내가 찾을려고 했는데말이다.
개장식을 멋지게 하려는 제주올레측의 심정은 알지만 앞으로 홈페이지에 개장하기전엔 개장식을 위해 화살표를
일부감추어 놓았으니 개장식 이후에 코스를 돌기바랍니다라는 문구도 좀 친절하게 넣어주셨으면 좋겠다.
나의 조급증도 충분히 문제가 있지만 혼자 어림짐작한것도 문제이지만 개장 10일전이니 있겠지 이제 개장 3일전인데
화살표가 있겠지 사람 없을때 돌아야지....이런분들 나처럼 조급증 있는분들 충분히 계실거 같으니 말이다.
물론 확인안한 내 잘못이 제일 크지만.... 굳이 길을 다 만들어놓고도 출발지점을 감추고 숨기는 제주올레의 목적도
나로선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에잇! 다음엔 개장하고나서 한가할때나 가야지!!! 이번 14코스는 완전 오기였다.
그래도 그덕분에 돌마을공원도 구경하고 방림원도 구경하고 예술인마을도 구경하고...한편으론 정말 그덕분에
다른구경도 많이 했었다.
   



14코스 길은 저지리에서 저지오름 당산나무쪽으로 길이 나있었다. 오름을 멀리서 쳐다보며 빙그르 둘러가며
시골길이 펼쳐져 있었다. 초입부에 길 사이사이로 감귤이 탐스럽게 익을랑말랑 노란색을 살짝 엿보이며 돌담사이로
삐져나와 있었다. 좀 덜익은거 같은데 먹고는 싶어서 자꾸 쳐다만보다가 바닥에 떨어진건 괜찬겠지싶어서
바닥에 떨어진놈을 몇개주웠다. 헛뜨.....쓰다....그래도 다먹었다.
이곳 저지쪽에는 콩밭이 많았다. 넓은 밭위에 노랗게 익어있는 콩들을보니 괜히 탐스럽게 보였다. 제주도에서
생산된 콩도 먹어보고 싶은데 그러질 못한거 같다.



사방이 탁 트인 밭들사이로 걸어가다보면 꽤 괜찬은 울창한 숲길이 이어진다. 해빛을 가릴만큼 울창해서 그런지
나무잎들이 바닥에서 썩지못해 쌓이고 쌓여서 발바닥이 푹신푹신한 느낌을 준다. 웬지 그 느낌이 편안해서
발바닥에 힘껏 힘을주는 장난질을 해본다.



넓은 콩밭옆으로 큰바위가 있고 그아래를 큰 나무하나가 그늘이 되어 받쳐주고있다. 14코스가 개통하면서 이곳에
쉴수 있는 마루가 설치된거 같던데 마루보다 그 바위위에 앉아서 쉬는기분또한 그만이었다. 그 바위에 이끼가
없었다면 더욱 깔끔하게 쉬었을건데....한참쉬다가 일어서니...옷이 엉망이었다. 그래도 살랑대는 바람을 맞으며
편하게 쉬었다.



14코스의 초반부는 숲길과 시원한 밭길이 번갈아 가면서 이어졌다. 약간의 흠이라면 숲길이 너무 울창하고 때론
음산한 느낌이 들어서 혼자 다니시는 여자분들은 조금 무서운 느낌이 들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나는 참 좋았다.
울창한 숲 아래에서 조금 쉴때는 숲자체가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서 그런지 모기떼의 습격이 장난 아니여서
숲안에서는 쉬기가 좀 그랬다. 모기 대가족의 일용할 식량을 지원해주실분은 숲안에서 잠시 쉬어가시길...



숲길을 헤치고 나오니 이번엔 선인장이 반겨준다. 이곳은 비가 잘 내리지 않아 선인장을 재배하기에 적합하다고
저번에 슈퍼 아주머니한테 들은적이 있다. 제주도에는 참 많은것이 있는거 같다. 전엔 나만의 14코스 올레를 하면서
선인장 차를 한잔 마시고 걸어라고 하셨던 아주머니가 생각났다. 그떄 마실껄 그랬나... 바로전에 맥주한캔마셔서
극구 거절하고 그냥 걸었었는데 괜히 그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이곳에서 백년초 열매 재배도 많이하고 이 선인장으로
차도 만드는거 같다. 다른 논밭이 수없지 많지만 선인장 밭은 좀처럼 보기힘들지 않을까? 



숲길을 딱 벗어나니 깊고깊은 하천이 나왔다. 그래봐야 하천만 깊을뿐 제주의 하천에 물이 보이는 날은 비오는날뿐
하천길 옆으로 똑같은 건물이 일렬로 주~욱 늘어서 있었다. 스카이 라이프가 설치된거보니 사람이 살긴 하는거
같은데 웬지 사람이 살지 않을거 같은 분위기를 풍겨주신다. 하늘엔 맑은 하늘이 때때로 비치는데 약한 빗줄기가
한두방울씩 떨어진다. 많이 내릴비는 아닌거 같은데 저번에 3코스처럼 내머리위에만 먹구름이 쫒아올려는가?



내키보다 한참 하늘과 가깝게 뻗어있는 갈대를 찍다보니 비가 부슬부슬 제법 내려서 배낭에 레인카바를 씌울까
잠시 고민을 해본다. 그런데 하늘을보면 도저히 레인카바를 씌우는 귀찬은 작업은 하기가 싫어진다. 그래서 그냥
모자만 살짝 걸쳐서 약한 빗줄기를 막았다.



요건 무슨 모종인지 모르겠지만 밭에 옮겨심기위해서 아저씨들이 길가에 빼놓으셨다. 모양이 무우랑 비슷한데
무우? 에이! 궁금해 한번 물어볼껄!



하천길이 끝나갈때쯤 바다내음이 맡아졌다. 머 아직 맡아진건 아니고 일주도로를 건너왔기때문에 저기가 바다라고
생각했다. 월령마을에 도착하니 선인장마을이라는 글자가 바닥에서 날 반겨주고 있다. 여긴 어제 내가 한번 걸었던길
그래..역올레하면서 14코스 길찾는다고 아까지나온길부턴 어제 다 걸은 길이다. 그래도 새로운 마음으로 사진도
다시 찍어보고 선인장도 구경하면서 바다와 산책로와 야생 선인장이 멋드러지게 어울린 풍경을 찬찬히 걸어본다.



선인장의 산책로 입구엔 딱 저 사진만한 해변이 있다. 군데군데 돌무더기와 모래알이 섞여있지만 한여름에도
웬지 사람들은 찾을거 같지 않은 이곳에 내년 여름쯤 돗자리 들고와서 놀다가고 싶다.



선인장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나무산책로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선인장과 바다가 잘 어울려 보인다.
갈대와 잡초들이 가을임을 알리는듯 누렇게 익어있다. 이제 여름은 정말 지나간건가...

'

월령리의 이 산책로는 되도록 천천히 걷고싶은 길이었다. 그리고 쉬어가고 싶은 길이었다.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한참동안 인상에 남는 그런 풍경이다. 이길이 끝나는곳에서 마을로 접어들면 저번에 선인장 이야기를 들었던
아주머니가 운영하시는 슈퍼가 하나 나온다. 거기서 맥주 2캔을 마시고 아주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다시 길을 나섰다.
아주머니는 제주올레 14코스가 아주머니 슈퍼를 지나가는지도 잘 모르셔서 아주머니!! 개통하는날 밖에서 얼음물
이라도 좀 파세요!!! 사람들 많이 지나갈꺼예요!!라고 말씀드렸다.



월령리부터는 본격적인 해안올레가 시작되었다. 어제도 마을주민들이 이곳을 청소한다고 정신없었고 오늘도
밭길과 숲길을 정리하신다고 마을 청년들과 어른들이 청소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분들께 고마음을 느낀다.
그분들이 보다 좋은경치를 보고가시라고 이렇게 청소까지 해주시니 우린 더 멋진 풍경을 볼수 있는거 같다.
월령리를 지나서는 돌길을 헤쳐나가지만 길을 골라놓아서 그렇게 험하지는 않았다.



걷다가 저멀리 해안가를 쳐다보니 풍력발전기가 여러대 보였다. 아까는 앞만보고 걷고 먼바다만 쳐다봐서 몰랐는데
저 풍력발전기를 보니 아...저기...
12코스가 끝날때 멀리 보였던 그 풍력발전기구나 싶었다. 13코스가 산쪽으로 들어가서 14코스가 되어 다시 해안으로
나왔으니 13코스의 용수리와 그렇게 멀지 않은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