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제주올레 14코스 (2/2)

여행/제주올레트레킹 2009. 9. 25. 23:44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꾸준한 해안올레를 하다보니 어느새 긍능마을에 도착했다. 해안과 가깝게 마을이 자리잡고 있었다.
해안가엔 물을 가두어놓은 둑이 있었는데 어떤용도인지 꾀나 궁금해졌다. 온평리처럼 용천수가 올라와서
목욕을하는 용도인지 아니면 다른용도가 있는건지 여름에 애들의 수영장 역활을 하는건지...물이 짜지않은지
확인이나 해볼껄 그랬다.



긍능마을올레를 하다보니 곳곳에 빈집이 제법 보였다. 그중에 잔디가 깔린 입구를 간직하고 있는 여기 빈집이
 탐이났다. 집에서는 바로 바닷가가 보이는위치이고...아담하게 보였다. 얼마나 할까 있는돈 털어 사두고 싶었다.



마을올레를 벗어나니 곧 긍능해수욕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작지만 아담해보인다. 여기까지 오니 날씨가 점점흐려지더니
곧 비라도 쏟아질꺼 같다. 금능 해수욕장입구에 세워진 간판에보니 여기 긍능리는 마을이 형성된지 400~500년쯤
됬다고 한다. 왜그렇지?라고 생각했지만....그때쯤 저앞에 보이는 비양도라는 화산섬이 폭발을 일으켜서 여기근처에
살던 사람들과 집들등등이 모두 소멸했다고한다....소멸......후덜덜.....그래서 그 이후에 사람들이 다시 터전을
잡았다고 한다. 저기 저 비양도는 이쁘장하게 보이지만 400~500년전에는 무시무시한 살인자였으리라...



날씨가 흐리니 야자수 나무들조차 음산하게 보인다. 생각없이 걷다가 야자수 사이를 통과할뻔 했는데 화살표는
해안쪽으로 야자수를 둘러가는길이었다. 야자수로 잠시 들어가다가 바로 빽했다.



긍능에서 협재로 넘어가는 해안길은 조그만하고 아늑했다.푸른물길을 쳐다보며 흙길을 밟는 느낌은 언제걸어도
좋은 느낌이다. 협재해수욕장엔 이미 물러간 사람들때문에 더 없이 한량하고 처량하다. 파도가 모래를 끌고 들어가는
소리가 사람소리와 섞이지 않아 듣기 좋았다.



협재해변이 끝나는쪽에는 쌩뚱맞게 마차가 있었다. 관광객이 없어서 그렇겠지만 사람이 많을때는 저 마차에
관광객이 사람들이 어울려 타고 있는 모습은 그렇게 생뚱맞게 보이지 않으리라. 한여름의 바쁨을 끝내고 저 마차를
끄는 말의 휴식기간일지도...



여기가 협재포구인지는 잘 모르겠다. 포구에 정박되어 있는배중에 "그랑블루"라는 배이름이 눈에 들어와 한장찍어
보았다. 스킨스쿠버에 빠져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쫒은 한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그랑블루"라는 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갑다. 전에 우도 서빈백사 해수욕장에서 스노쿨링을빌려 바다속을 엿보고 나도 그게 하고싶어졌었는데
서점에서 글랑블루라는 책을보고 덜컥 사버린것이다. 아직 읽진 않았지만 조만간 바다속 아름다운 풍경을
이책은 나에게 전해줄거 같다. 그랑블루 저 배 웬지 맘에든다.!



협재포구를 지나 도로쪽을 잠시걷다보니 어느 높은집안의 늬댁 별장인지는 모르겠으나 별장같은 건물이 아주 이쁘게
해안쪽을보며 들어서 있었다. 깔끔하게 관리되고 화려하지않은 건물이 내눈을 끌었다. 참 괜찬다~



옹포포구를 지나가며 14코스 왜이렇게 길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14코스에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었기 때문에
이쯤이면 다왔을텐데 한림이면 이제 다와갈텐데 이렇게 생각하며 걸었는데 웬지 끝없이 길었다.
단지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며 야! 너 잠시만 참아봐!!! 이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드디어 한림항이라는 표지가 나타났다. 이제 끝인가? 다온건가? 이렇게 생각했지만 화살표는 나를 더욱 더 가라고
한다. 여기 한림항 맞는데 어디까지 더 가야하지??? 가라니까 힘없는 내가 간다.



한림항표지를 지나 걷다보니 화살표를 재정비하시는분이 보이신다. 어디서 많이 뵌분 같은데...그분이 여기까지
오는데 화살표나 표식에 불편한점이 없냐고 물으셔셔 전혀 문제 없었다고 말씀드렸다. 이분은 그말을 들으시고
사라지셨다가 내가 저만치 걸어가니 또 앞에 계셨다. 난 걷는동안 tv에서 뵌 수봉님인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또다시 만나서 수봉님 맞으시죠라고 물어봤다. 첨엔 아니라고 하셨는데 7코스 수봉로의 그 수봉님이 맞으시다.
14일 개장식을 몇일 안남겨두고 마지막 정비를 하고계셨다. 미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는데 고생하고 계셨다.
반가움 마음에 수봉님께 부탁해서 같이 사진한장을 찍었다. 사진 찍으시는걸 많이 어색해하셨다.



수봉님과 다시헤어져서 슈퍼에서 음료수를 사먹는데 다시 수봉님이 슈퍼앞에서 표시를하고 계셔서 수봉님께
음료수 하나를 대접해 드렸다. 음료를 마시고 조금 걸으니 또다시 한림항인듯한곳이 나타났다.
이곳이 진정 끝인가보다. 배가 차례로 정박하고 있는곳을향해서 걸어가니 비양도를 향하는 성착장이 나왔다.
잘은 모르겠지만 줏어들은 이야기로는 비양도가는 선착장이 14코스 올레 종점인걸로 알고있다.

다온거 같다.

저지리에서 꾀나 길게 걸은듯하다. 넓은 콩밭과 숲길과 선인장과 해안을 지나 한림항까지...
 14코스는 무언가 많은걸 전해주는듯한 느낌이다. 삼세판만에 이렇게 14코스를 마치고나니 몸이 지치는거 같았다.
이슬비지만 몸은 조금은 젖어들어있었고 배는 더욱 고파진듯하다. 쓴 소주의 맛과 그 따스함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그래...밥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