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올레종점 우도올레 1-1코스 (1/2)

여행/제주올레트레킹 2009. 9. 28. 20:45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코스경로 (총 16.1km, 4~5시간)
우도올레는 배편에 따라 천진항 또는 하우목동항에서 출발하면 된다.

천진항 - 쇠물통 언덕 - 서천진동 - 홍조단괴해빈 해수욕장 - 하우목동항 - 오봉리 주흥동 사거리 - 답다니탑 - 하고수동 해수욕장 - 비양도 입구 - 조일리 영일동 - 검멀래 해수욕장 - 망동산 - 꽃양귀비 군락지 - 우도봉정상 - 돌칸이 - 천진항


나의 올레종점 우도올레를하기위해 아침일찍 성산항에서 배를탔다. 혼자 작은배의 뒷편난간에 주저앉아 성산항이
멀어져 가는것을 보니 예전에 이곳 같은자리에 앉아서 옥이누나와 진영이와 형누나와 우도에 갔던일이 생각난다.
별로 오래된 일이아니지만 멀게만 느껴진다. 그때도 우도올레를 하러갔었는데 선빈백사 해안가에 마음을 뺏겨
거기서 주구장창 놀았었지... 오늘은 날씨가 썩 좋지못하다 비라도 내리지않으면 다행이지만 비가 내려도 그것도
그거대로 상쾌한 올레길이 되겠지. 딱히 목표는 아니였지만 이번 우도올레를 마치면 올레코스 총 16개를 다 걷게되는
셈이다. 정말 딱히 목표는 아니였지만 올레코스가 남으니 자꾸만 미련이 남아서 제주도에 오는건가 싶기도했고
그 핑개삼아 오는거 같기도하고... 그냥 이것도 핑개이지만 일단은 올레의 종지부를 찍고 싶었다.
몇일간 강행군으로 좀 힘들었지만 나는 찬바람이 느껴지는 우도에 홀로 서 있었다. 



우도올레의 길에는 우도만의 예쁜 표지판이 있다. 종종보이는 이 표지판이 잔디풀과 어울려 이쁘장하게 보인다.
이곳우도는 관광명소다보니 도로를 따라걷는 올레길에 자동차와 자전거가 뒤엉켜 종종지나가서 바다도보며 풍경도
보며 천천히 멍때리며걷는 나에겐 너무 신경이쓰였다. 관광지라서 그냥 들렀다가 한번 자동차로 쓰~윽 보고 가시는
분들 시간이 촉박하더라도 자동차를 자전거를 잠시내려놓고 촉박한 시간만큼만 걸어보세요 많이 못보더라도
조금만 걸어보세요. 그럼 자동차로 전체를 돌아도 보지못할 풍경을 마음속에 품어가실수 있을겁니다.
제가 체력달련하고자 이렇게 걷는건 아닙니다. 걷지않으면 볼수없는것들이 제주에 너무 많이 있단걸 알아버렸기에
걷는길을 선택했습니다.



예전에 조금 걸었던 올레길을 다시 되짚어본다. 오렌지 스레드지붕아래 파란화살표가 예전의 기억을 쉽게 꺼내낸다.
이 화살표 다시한번 찍어보고 싶었다. 올레걷다보니 어쩔수없게 생겨버린 화살표 표지판 미련증...



날씨가 흐려서 그런건지 이른시간이어서 그런건지 서빈백사 해수욕장엔 사람이 없었다. 9월의 막바지지만
저번처럼 햇살이 창창했다면 다시한번 빠져보고싶은 그 바다는 이곳에 그대로 있었다.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불었지만
이곳에 앉아 경치를 감상했다. 물속에 뛰놀 계절은 아니지만 여전히 날 유혹하는 그 자태란...내년 여름날 다시올께!

해변으로 잠시나가 산호조각이 펼쳐진 해변에 잠시 엉덩이를 내려놓았다가 올레길로 접어들었다.   



사진은 조금 탁하게 나왔지만 물색깔이 정말 이쁜곳에 도착했다. 저멀리 보이는곳이 아마 종달리쯤 되지않을까?
날씨가 흐린데도 이곳 이 바닷가에서 물질을하고 나오시는 해녀할망이 있었다. 먹음직스런 소라를 짠뜩 잡은
그물망을보니 소라가 너무 먹고싶어져버렸다. 오늘 둥지에도 들어갈생각인데 저녁 술안주? 이제 내맘속은
빼도박도 못하고 소라소라소라....이생각뿐이다. 할머니에게가서 소라 2만원치만 팔아달라고 하니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신다. 부산에서 왔다고하니 아이구 내아들도 지금 부산에서 일하고 있는데하신다. 오늘잡은건 추석때
아들이 올건데 아들 삶아줄려고 잡으신거라고 하시며 할머니가 흥쾌히 덥석덥석 검은비닐봉지에 한가득
담아주신다. 그러면서 문어도 사가라고 하시면서 제법큰 문어 2마리도 업어가라고 하셔서 3만원어치 소라와 문어를
샀다. 그 고마우신 할머니의 마음이 검은봉지에 한가득 담겼다. 아직 올레길은 한참이나 남았는데 그 비닐을 
배낭에 억지로 쑤셔놓았다. 배낭은 소라의 그 껍데기때문에 제법 무거워졌지만 마음은 푸근했다. 소주야 기다려! 



해녀탈의장의 캐릭터가 귀엽게 보였다.



이름모를 마을을 멀리서 바라보며 걷는다. 알록달록한 지붕은 제주의 또다른 모습.
바람과 비가 많이 내려서 그런건지 방수공사를하면서 지붕색깔도 저렇게 바뀐거 같은데... 알록달록한게 이쁘다.
걷다보니 파평윤씨공원이 나왔다. tv에서 본적이 있는데 파평윤씨는 잉어를 안먹는다고 들었는데
잉어가 없는 이곳 섬에 공원이 있는걸보니 좀 어색했다고 해야하나.



밭의 입구를 폐타이어로 막아놓은것이 이색적으로 보였다. 저타이들이 "주인외 접근금지"라고 말하는거 같다.



우도의 마을길을 걷다보면 우도의 집들과 돌담을보면 이런생각이든다. 이곳이 정말 제주같다는 느낌.
우도의 마을길을 걸으면 제주에 있다는 실감은 배가된다.



하고수동해수욕장부근의  볼록거울을보며 셀카한장을 찍었다. 태극기가  쫙 펴진걸보면 바람이 얼마나 부는지
대충 예상은 할수있을듯. 그래도 춥진않았다.
하고수동해수욕장의 해변은 넓었다. 넓었기에 사람이없는...그리고 날씨가 흐린 이곳은 휑한 느낌이었다.
바람에 파도에 해초류들이 모래와 뒤엉켜 그 휑한 느낌이 더 했다.



한림에 있던 비양도가 이곳 우도에도 있었다. 이곳도 섬안의 섬이지만 좀더 가까운건 저 작은 다리가 비양도를
잇고 있었기때문이리라. 비양도를 그냥 지나칠까 고민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하며 비양도로 발걸음을 돌렸다.
비양도를 안갔으면 얼마나 심심했을까. 이곳비양도에서 우도올레를 같이했었던 작은 친구녀석을 사귀었다.
말없이 날 앞서가며 올레의 종점까지 친구가 되어주었던 녀석 그녀석에 과자하나 집어주지 못한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비양도에서 만난 그 친구 강아지...비양도에서 만나 우도의 종점까지 함께했다.



비양도는 작았지만 나즈막한 잔디언덕에서 탁트인바다를 보는건 기분좋은 일이었다.
햇살이 조금만 비추었어도 바람만 조금 약했다면 저멀리의 정자에 누워 언제까지나 쉬어가고싶은 그런곳이었다. 



비양도를 나오다보니 테우배가 작은항구에 단단히 엮여있다. 배위에 그물도 있고 해녀의 그물망도 있는걸보니
테우를 이용해서 그물도 치고 해녀할망들의 먼바다 물질에 사용되는 테우배인듯했다.
기회가 된다면 이 배에 나도 실리어 따라나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