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나들이 "룸넘버 13"

뽀리의문화생활 2013. 10. 6. 12:31 Posted by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2013년 10월 6일

 

아내가 오늘 진시장에 옷감을 사러가자고 한다.
앞으로 태어날 아가를 위해 이것저것 만들고 싶은게 많으신가보다.

 

오랜만에 시내에 나가려다보니 갑자기 1년넘게 보지 못한 연극공연이 보고싶어졌다.

공연예매 때 즐겨찾는 BS 부산은행 좋은공연 좋은사람들 까페에 급하게 접속했다.
남포동의 내가 알고 있는 소극장은 두 곳 두개의 공연이 있었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볍게 웃으며 볼수 있을것 같은 "룸넘버 13" 공연을 예매했다.

 

지하철을 타고 진시장으로 가는길...여보 오늘 진시장 쉬는날은 아니겠지?
혹시 몰라 이시대의 진정한 편리...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본다.
헉....가는날이 장날이라고...10월은 6일과 20일이 휴무라고 한다.
아내와 나는 지하철 안에서 맨붕상태가 되었다.

 

다행히 일찍 확인해서 우리는 남포동에 내렸다. 앞으로 연극공연시간 까지는 무려 3시간
아내의 무거운 몸으로 버티기에는 3시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 것 같았다.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것... 남포동 시내를 잠시 방황하기로 했다.


남포동에 정말 오래된 중국집..10년전에 가봤던 그곳이 생각나 찾아보니
아직도 그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곳에서 자장면고 짬뽕을 챙겨먹고
진짜 진짜 오랜만에 용두산 공원에 올랐다.

 

용두산공원에 오르다보니 웬 중국분들이 그렇게나 많은지
여기가 부산인지 중국인지 해깔릴 정도다. 중국이 이제 정말 많이 살만해 졌다보다
관광오는것은 좋은데 화장실에도 담배를 꼴아물고 들어오는것은 좀 아닌거 같다.
관광산업을 육성하는것도 좋지만 주요관광지에는 경찰들을 배치하여 공공질서는
유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오랜만에 용두산에 오르니 사방이 트이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준다.
비가 올듯말듯 가랑비가 이어져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꿉꿉한 기분때문에 몸이 더 힘든것 같다.
용두산 공원의 작은미술관에 들어가 부산을 배경으로 그린 멋진 수묵화들을 구경하고
용두산 공원을 둘러 내려가는 작은 숲길을 거닐며 다시 복잡한 남포동 거리로 내려왔다.

 

날씨도 꿉꿉하고 끈적거리고 아내도 힘들어해서 피신할 장소를 찾아보았다.
그때 눈에 들어온 팥빙수, 백만년전쯤에 사먹어본듯한 팥빙수와 그 가게 안의
시원함이 눈에 들어와 그곳에서 팥빙수를 먹으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내와 나는 항상 낚시 등산 캠핑....이런것들만 같이해서 그런지 시내에서의
여유시간은 웬지 낮선듯하다.

 

까페에서 나와 소극장으로 향하니 시간이 얼쭈 맞는듯 했다.
소극장이라 좁은 의자...아내의 불편함이 맘에 걸렸지만 오랜만에 보는 연극이라 그런지
소극장의 불이 꺼지고 연극이 시작되자 설레이는 마음이 앞선다.

 

연극의 내용은
여당의 국회의원이 야당의 의원비서와 바람이 나 호텔에서 거사?를 치루려고 하는데
창문에 끼여 죽은듯한 한사람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헤프닝을 코믹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마냥 웃기기만 한 연극이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폭력성?
국회의원의 도덕성을 군데군데 꼬집는 작품이기도 하다.

 

극중의 대본 몇가지를 짚어보면
(1)여당과 야당이 이렇게 바람피는건 맞지않는것 같지 않아요?
(2)너도 국회의원 시켜줄께...국회의원은 아무나 하나요?....할수 있어 나도 하잔아!!
(3)국회에서 싸움이 나서 내가 가야해(싸움잘하는 내가 가야해...이런 의미인듯)

 

자세히 보지 않으면 마냥 즐거운 코믹 연극
거짓말에 거짓말을 보태어 말장난과 그에 어우러지는 배우들의 알맞는 억양과
난감한 표정들 때문에 2시간의 공연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지난거 같다.

특히, 조지 역할의 그분....그 표정 그 연기를 잊을수가 없다.

 

정말 생각없이 웃고 즐길수 있는 연극이기도 하며,
조금만 생각하면 약간의 비꼬움도 볼수 있는 즐거운 룸넘버 13

2세가 태어나면 공연같은거 볼수 있는 여유시간을 몇년뒤로 미루어야 할지도 모르는데
2세가 태어나기전에 한두번 더...아내와 유쾌한 시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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